공자 배향 석전대제 맞아 관심


음력 2월 첫 정일(丁日)에 열리는 석전대제. 도내 각처에 산재해 있는 향교가 공자를 비롯한 유교 성현들을 제사지내는 석전대제는 거창한 이름과는 달리 이른바 세인들의 관심 밖이다. ‘고리타분(·)’한 옛 말씀을 상기시키는 석전대제라는 말을 대할 때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초헌관·아헌관·종헌관으로 일컬어지는, 제관에 대한 내용 뿐이다.

그런 석전대제를 주관하는 향교가 도올 김용옥의 ‘논어강의’에 힘입어 최근들어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림의 본산인 향교에서는 ‘강의’와 ‘강의에 대한 비판’으로 신문지면과 방송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도올의 논어강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대다수 유림들은 다소 ‘파격적이라고 할 만한’ 강의내용에도 불구하고 도올의 논어강의를 깊이있게 시청하고 있으며, 이 강의가 일반인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게 향교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산청향교 이규연(79)전교는 “김용옥의 논어 강의를 빠짐 없이 보고 있다”며 “유교정신을 강의하는 자체가 좋을 뿐 아니라 강의 내용도 공자의 사상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도회의 반응이 아주 좋다”고 전했다.

함양향교 하양수(70)전교는 “격한 말 등 일부 문제가 있는 부분도 있으나 각박한 현대사회에 옛 성인의 말씀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강의를 계속해 많은 국민들이 공자의 사상을 알고 실천에 옮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합천문화원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젊은층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저속어를 남발하거나 신문학처럼 강의를 풀어 나가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김용옥의 논어 해석이 전통적인 해석과 다른 부분이 많이 나타나는 것이 흠”이라고 지적했다.

영산향교 신법식(68)총무는 “김용옥이 박식한데 비해 가끔 공자를 깎아 내리고 마치 자신만이 대단한 것처럼 결론을 내리는 부분은 거슬린다”며 일부에서 논어강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는데 대해 공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신총무는 “전체적으로는 젊은층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공자의 사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편 도올의 논어강의는 강의내용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한층 흥미로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도올은 23일자 강의에서 이같은 비판을 강력하게 재비판하고 나서 논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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