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화가 담징의 금당벽화로 유명한 일본 나라시 소재 법륭사 5층 목탑 중앙 기둥이 서기 594년의 것으로 밝혀졌다고 일본의 국립 나라문화재연구소가 20일 밝혔다.

이런 사실은 이 절이 서기 670년 재건됐다는 일부 학자의 주장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국립 나라문화재연구소 소속 고고학자들은 이 절의 중앙기둥 연대가 새로 밝혀진 사실은 이 절이 원래대로 보존되고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법륭사는 성덕태자의 명에 따라 7세기 초에 지어져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목조 건축물로 손꼽히는 세계적으로 인정된 문화유산의 하나이다.

국립 나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943년부터 1954년까지 이 절을 대대적으로 수리할 당시 두께 10㎝, 길이 78㎝의 이 8각 중앙기둥을 떼어내 연대측정을 시도해왔다. 연구소측은 지난 86년 이 기둥의 연대측정에 실패했으나 최근 X-레이로 나이테를 검사한 결과 정확한 연대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테츠카야마 가쿠인대학 고고학 교수로 재건학설의 주창자인 모리 이쿠오씨는 “연대가 서기 594년인 탑 중앙기둥이 서기 670년 이후 진행된 재건축때까지 보전돼 있었다는 사실은 믿을 수 없다”며 “아마도 다른 곳에서 가져온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일부 학자는 이 절이 서기 670년 4월 화재로 소실돼 708년에서 714년 사이에 재건축됐음을 ‘시사하는’ 기록에 근거해 재건학설을 주장해 왔다. 또 1939년 이 절 본당과 탑 남동쪽 지역에서 화재 흔적이 보이는 승원(僧院) 잔해가 발견된 것도 재건학설 주장의 한 논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 이 절의 본당과 탑이 서기 645년 훨씬 이전의 측정법에 따라 건축됐다는 점을 들어 ‘670년 재건학설’에 이의를 제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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