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에서 인간으로>

새삼스러울 것 없지만 정보화 시대다. 불과 몇 년전 정보화의 첫걸음을 내딛기 시작했을 땐 인터넷이 세상을 ‘환상적으로’ 바꿔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몰고온 병폐도 너무 빠른 속도로 퍼져간다. 사회적 관계가 함몰된 절대적 지식이란 없음을, 어차피 인간이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어야함을 되새김질하듯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비트에서 인간으로>는 사회적 관계속에 녹인 정보의 개념에 대해, <이것이 디지털이다>는 21세기를 주도하는 신정보란 과연 무엇인지 알기쉽게 풀어놓는다.

▶비트에서 인간으로 = 이 책이 중점적으로 꼬집고 있는 부분은 사회적 환경과 제도, 인간의 기본적인 특성들을 무시한 정보화의 맹점. 그런 만큼 풍부한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정보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라는 주제를 전달한다. 정보기술에 관련된 다른 책들과는 달리 ‘눈먼 정보화'에 대해 반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저자는 특히 첨단기술보다 주로 사회제도·관습 등 주변 요소들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는 ‘기술과 정보가 사회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 요소들은 기술과 정보가 갖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회적 요소들이 정보기술 문제의 해답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책은 해답을 주는 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질문을 던지는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정보 혁명의 시대가 다가오면서 우리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차갑고 냉정한 작업환경 속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정보화 사회에서도 구성원간의 인간관계와 상호간의 친밀한 의사소통은 여전히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로 남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선 제1장에서는 정보만능주의의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다루며, 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에이전트의 한계(제2장)와 일과 학습의 사회적 특성 및 경영이론의 한계(제3장~제5장), 경영혁신을 위한 요소(제6장), 온라인 신문 등 디지털 매체의 한계(제7장), 대학을 비롯한 여러 교육제도의 변화(제8장) 등에 대해 풍부한 논의를 진행한다.

존 실리 브라운·폴 두기드 지음. 이진우 옮김. 352쪽. 거름. 1만2000원.

<이것이 디지털이다>

▶이것이 디지털이다-21세기 핵심 키워드-디지털 테크놀로지= 오래 읽어도 눈이 피곤하지 않은 소설책 크기의 전자도서기(e-Book Reader)가 일반화 된다면 어떨까· 버스정류장의 전자책 게시 가판대를 보고 곧바로 접속하여 책을 다운로드 받는 박용호씨, 전자도서기의 책빌려주기 기능을 통해 e-Book을 빌려주는 김시완씨, 자기가 방금 탈고한 원고를 바로 전자책으로 전환시켜 홈페이지에 올려놓는 김 작가 등의 에피소드가 실감난다.

이 에피소드에 이어 아마존과 반즈 앤 노블을 통해 이미 일반화를 시험중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마이크로 소프트 리더(Reader)’와 경쟁업체인 어도비사의 ‘아크로바트 리더(Acrobat Reader)’를 소개한다. 전자책이 일반화될 경우 이슈가 될 수 있는 저작권 문제, 불법 복제 문제들을 다루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처럼 각각의 장마다 상황별 에피소드, 관련기술 및 개념 정리, 시장 및 산업별 상황, 이슈, 앞으로의 전망 등을 다루는 형식으로 전자상거래, 음성인식, 무선인터넷, 전자 보건 등 바로 우리 코 앞에 다가오고 있는 인터넷 세상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현지 상황을 중심으로 최신 정보통신 기술 및 관련 분야의 정보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일반인들이 쉽고 재미있게 21세기 신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해놓았다.

저자는 이렇게 묻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벤처산업의 육성에 국운을 걸었으나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먼 파리떼들'로 차츰 물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벤처를 한탕주의로 착각한 일부 황금만능주의자들이 벤처의 뿌리를 마구 흔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에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억만장자가 탄생하지만 그들은 돈 좀 만졌다고 해서 하던 일을 제쳐두고 투기에 정신을 팔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김민영 지음. 267쪽. 청양.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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