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에는 징병 소집장을 불태운 미국의 청년들과 바리케이드를 넘어 해방을 외쳤던 파리의 학생들이 있었고, 미국에 맞서 승리한 베트남과 소련의 탱크에 짓밟힌 프라하의 봄이 있었던 해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68년은 현재의 우리들에게 ‘마약과 섹스·로큰롤'로 뒤범벅된 낭만적인 학생운동의 이미지로 남아있기도 하다. 이 책은 이와 같이 하나의 이미지가 되어 소비되고 있는 68년의 정신을 이해하고, 그 시기의 정치학을 복원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서술되었다.

서술기법은 68년에 일어났던 일들을 달력의 형식을 빌렸다. 동구의 사회주의 국가들과 파키스탄과 멕시코, 그리고 일본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당시의 문건과 사진 등이 생생하다. 당사자들의 증언을 통해 생생하게 살아난다. 하지만 그 흔적이 그렇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 저자의 평가. 1968년이 이후의 역사에 남긴 흔적이 그렇게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평가이다. 이후의 사회가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전세계적 차원의 자본주의 물결에 휩쓸리고, 젊은이들은 과소비와 영상 문화에 마취되어버린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정치적·사회적·성적 금기 등 모든 금기'에 대한 도전과 저항이라는 그 시대의 정신을 곱씹어보게끔 한다. 수전 앨리스 왓킨스·타리크 알리 지음. 강정석 옮김. 376쪽. 삼인.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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