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계곡·폭포·유적지까지 때늦은휴가 휴양림이 딱 좋아

때늦게 즐기는 휴가로는 숲이 으뜸이다. 사람들과 복작대며 어울려 지내보고 싶어도 이상하게 8월 중순만 지나면 어디나 다 한적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추를 넘긴 지 열흘 가까이 되다 보니 해수욕장에서는 이미 물까지 차가워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휴양림을 근거지 삼아 하루 종일 빈둥대며 삼림욕이나 하는 게 딱 좋다. 항균 작용을 하는 피톤치드를 온몸 가득 받아들이면 더이상 상쾌할 수가 없다.
‘숲이 뭐 좋다고·’ 이렇게 삐죽대는 이라면 열에 아홉은 돈을 중심으로 팽팽 돌아가는 현대 사회의 빠른 속도에 찌든 사람이다. 수풀을 이루는 풀과 나무는 물론 수풀에 기대어 살아가는 여러 동물들은 아주 천천히 둘러봐야만 느끼고 알아챌 수 있다. 그러니까 없다면 돈을 들여서라도 식물도감·곤충도감 정도는 챙기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되겠다.
▶거창 금원산 자연휴양림 = 기백산과 짝을 이루는 금원산의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기백산은 학(鶴)으로 흰빛이며 금원산은 원숭이(猿)로 검은빛이라 음양으로 조화를 이룬다고들 한다. 금원산은 선비들이 모여 공부를 했다는 유안청 폭포를 비롯해 선녀폭포 지재미골 문바위 등 멋진 곳이 한둘이 아니다.
휴양림에서 방을 얻기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봄도 되기 전에 예약이 끝나기 때문이다. 대신 천막을 치고 묵는 야영장은 따로 예약하지 않아도 된단다. 주차비 3000원에 1인당 입장료 1000원, 야영장 빌리는 데 하루 2500원이면 넉넉하게 즐길 수 있다. 대전~통영 고속도로 함양 나들목으로 빠져 거창쪽으로 가다 수승대 표지판이 나오면 따라간다. 10분 정도 가다 보면 왼쪽으로 금원산 가는 길이 나온다. (055) 943-0340.
▶남해 편백 자연휴양림 = 남해 삼동면 봉화리에 있다. 당연히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데 계곡 물이 엄청 좋다고 한다. 여수와 남해 앞바다의 빼어난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도 있고 관음포 이락사와 충렬사 등 이순신 장군 유적지도 함께 찾아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방갈로 같은 데는 이미 예약이 끝났고 하루 4000원짜리 야영장을 쓸 수밖에 없다. (055) 867-7881.
▶합천 오도산 자연휴양림 = 가야산과 매화산의 아름다움과 악견산의 아기자기함에 가려 있기는 하나 1133m짜리 오도산도 고려 태조 왕건의 스승 도선이 산세에 반해 머물렀다고 할 정도로 아주 훌륭하다. 휴양림 시설도 올 3월에 개장해서 깨끗한 편이다.
골짜기 물이 더욱 시원한데 소나무와 참나무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산벚 머루 다래와 여러 풀까지 어우러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기에 좋은 곳이다. 남해고속도로를 타고가다 의령·군북 나들목에서 내리면 합천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이 길 따라 가다보면 휴양림 표지판이 눈에 띈다. 합천댐에서 간다면 봉산마을 표지판을 따르면 된다. 야영장은 하루 3000원에 빌려 쓸 수 있다. (055) 930-3546.
▶함양 용추 자연휴양림 = 용추폭포로 이름난 용추계곡 상류에 있다. 지금 당장 전화하면 다음 주에 방갈로를 빌릴 수 있는 유일한 휴양림이다. 살고 있는 용이 화를 내면 홍수가 진다는 구전버리소와 무학대사의 은신암이 있고 삼박골 등지를 들러 산나물을 뜯을 수도 있다.
4~5인용 방은 3만원이면 빌릴 수 있고 야영장은 크기에 따라 3000~5000원에 빌려준다. 두 집 식구가 어울려 간다면 4만원짜리 방을 얻는 게 좋고 스무 명 가량이 함께 쓸 수 있는 방은 5만원이다. 야영장은 물론 예약하지 않아도 된다. (055) 963-9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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