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일종의 뿌리찾기다.

프랑스 문학의 살아있는 신화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는 다른 아이들이 모래장난을 치며 놀 때 이미 첫번째 작품을 썼을 정도로 어릴적부터 감성이 풍부했다.

그 감성은 13살무렵 모로코를 처음 여행한 뒤 줄곧 그의 머릿속엔 ‘사막’의 이미지가 지배적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그토록 꿈꾸던 사막기행이 가능한 것은 그로부터 44년의 세월이 흐른 뒤. 모로코인 아내 제미아와 함께 그녀의 조부모가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했던 사하라 땅으로 떠났고 사진작가 브뤼노와 함께 황톳빛 서정을 아름답게 담아내기에 이른다.

제미아는 사하라 땅의 가장 오래된 부족 ‘구름부족(하늘 빛 사람들)’의 후예였으니 여행은 감동어린 순례일 수 밖에 없었다. 제미아의 조상들은 바다에 접근할 수도, 낙타나 소금 양털 가지고 교역을 할수도 없었다. 급기야 수많은 조상들이 유랑길에 올라야 했었다.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태어난 ‘구름부족’.비를 좇아 사막을 수천킬로씩 가로지르며 살았던 그들과 함께 그들 삶이 시작된 곳을 탐사하는 여정이 아름답다. 르 클레지오·제미아 클레지오 지음. 브뤼노 바르베 사진. 이세욱 옮김. 128쪽. 문학동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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