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노트북·디지털 카메라, 그리고 휴대전화로 무장한 인터넷 기자가 나가신다.’

지난 한해는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신문의 영향력과 가능성, 그리고 본격적인 시민기자의 출현을 알리는 해였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의 첫해인 올해는 아마도 인터넷신문의 성패를 가름하는 해가 될 것이다.

한국에서 본격적인 인터넷 신문 시대를 연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가 22일로 창간 1주년을 맞았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슬로건으로 출범한 오마이뉴스는 지난 1년간 기존 거대 신문사의 인터넷 신문 운영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오마이뉴스의 ‘뉴스 게릴라’(시민기자)에 의한 기사생산방식은 인터넷 한겨레의 ‘하니리포터’, 동아일보의 ‘e포터’, 한국일보의 ‘시민기자단’ 등을 양산시켰다. 또 기사 한건 한건마다 ‘기사에 대한 의견달기’게시판을 넣어 쌍방향 토론이 가능하게 만든 것도 인터넷 신문의 지형변화를 주도했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은 지금까지 뉴스사이트의 단순한 독자에서 직접 뉴스를 제공하는 생산자로 참여함으로써 사회적 이슈에 대한 여론주도층으로 급부상했다.

또한 인터넷신문은 기존 종이신문의 한계였던 지면의 제약을 극복함으로써 종이신문이 도저히 담아내지 못하는 독특한 형식의 기사를 창출했다.

오마이뉴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13일 김영삼씨의 고대 정문앞 대치상황을 실시간 중계 형식으로 기사를 공급한 것이라든지, 최근 김영삼씨의 언론 세무조사에 대한 일본 기자회견 내용을 현장에 있었던 특파원들의 취재수첩을 토대로 다큐멘터리 형식의 ‘김영삼의 대형사고 코미디 85분’이라는 기사로 중계한 것은 인터넷 신문 기사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주요뉴스의 경우 동영상으로 현장을 중계하고 있는 것도 인터넷신문만의 강점이다.

가장 최근에는 나눔의 집 혜진스님의 양심고백을 둘러싼 네티즌과 여성단체 사이의 논쟁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오마이뉴스는 처음 4명의 상근직원과 726명의 ‘뉴스 게릴라’로 출발, 21일에는 기사를 제공하는 뉴스 게릴라가 9000명을 넘어섰다.

경남지역에는 진주신문 윤성효 기자 등 212명의 뉴스 게릴라가 활동하고 있으며, 경남의 독자회원도 413명에 이른다.

또 상근직원도 편집국 기자 16명을 포함해 22명으로 늘었다.

1억4000만원으로 시작한 자본금도 두 차례의 증자를 거쳐 4억원으로 불어났으며 모두 10억원의 운영자금을 끌어들였다. 매달 평균수익은 70%의 광고료에 기자학교 운영, 콘텐츠 판매 등을 합쳐 4000만원이며 월 500만원씩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운영국 관계자는 “내달부터 쇼핑몰인 오마이플라자를 활성화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올 하반기부터는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그동안 굵직굵직한 특종도 수없이 만들어냈다. 이른바 386 세대 의원들의 광주술자리 파동, 이정빈 외교부장관의 실언, MBC 기자의 경찰서 난동 사건, 매향리 주민 시위, 삼성그룹 상속세 탈루 의혹 등은 오마이뉴스의 성가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김영삼 전대통령이 15시간 동안 고려대 정문 앞에서 학생들과 대치하는 광경을 30분 단위로 현장중계한 기사에는 접속자 수가 17만4717명에 달하기도 했다. 현재 하루 평균 접속자 수는 15만~1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영향력에 있어서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다.

<시사저널> 조사에 따르면 오마이뉴스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10위에 꼽혔으며 프랑스 AFP 통신은 지난 10월 “온라인 뉴스 게릴라 부대가 한국의 전통적인 미디어들을 흔들고 있다”면서 오마이뉴스의 활약상을 상세히 보도했다.

또 지난 19일에는 인터넷신문으로서는 처음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특별인터뷰를 가짐으로써 오마이뉴스의 주가를 올렸다.

오연호 대표는 오마이뉴스의 이같은 성가에 대해 “기존신문이 잘 다루려고 하지 않는 민감한 이슈를 정면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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