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한 섬 즐비 통영 연대도 남해 가장 남쪽 남면 해안로

사천 신수도 추섬 = 삼천포 배타는 데에 전화를 했더니 짝없이 퉁명하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렷다. 정해진 출발 시각도 없단다. 그냥 노산공원 아래 배타는 데 오면 사람이 차는 대로 배가 마련되는 대로 왕복 3000원에 실어준다는 것이다.
신수도 추섬에는 유원지가 있다. 여름 아니라 사철 찾는 이들이 꾸준히 이어진다고 한다. 이곳의 매력 또한 붐비지 않으면서 호젓한 가운데 여름 바다 맛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데 있다. 선착장 (055) 833-0044.
거제도 농소몽돌·황포해수욕장 = 거제를 보면 이름난 해수욕장들 이를테면 명사 구조라 학동몽돌 와현 등은 남해와 마찬가지로 국도를 따라 포도송이처럼 매달려 있다. 그러니까 연초면 소재지에서 국도 14호선을 버리고 오른쪽 장목으로 접어들면 사정이 달라진다.
관광단지를 꾸미고는 있지만 아직은 여유롭게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다. 농소몽돌해수욕장은 길이가 2km 남짓으로 거제에서 제일 길고 찜질도 손쉽게 할 수 있다. 황포해수욕장은 마사로 된 모래밭이 200여m 이어지는데 마치 호수 같은 느낌을 준다.
통영 산양 연대도 = 통영 여객선 터미널(055-641-0050)에서 배를 타고 20분쯤 가면 되는데 초교 맞은편의 큰 해수욕장말고 선착장 뒤편 조그만 해수욕장이 그만이다. 물이 얕고 물결이 잔잔해 그지없이 편안하고 밤이면 물 위에 어린 별빛과 달빛이 바람에 따라 고기 노니는 데 따라 우수수 흩어진다. 또 해가 뜨면 오곡도와 비진도와 용초도와 한산도 등 아름다운 섬들이 눈길을 잡아당긴다.
남해 남면 해안도로 따라 박힌 해수욕장들 = 남해읍을 가로질러 서면으로 나가다 바다와 마주쳐 왼쪽으로 꺾으면 처음 나타나는 동네가 노루목, 장항(獐項)이다. 장항에는 50m 남짓한 몽돌해수욕장과 해수풀장이 있어서 가족 단위 피서객이 즐겨 찾는다.
이어서 울창한 방풍림과 눈앞 풍경을 자랑하는 구미가 나온다. 여기 또한 몽돌이 좋은데 마을 뒤편 언덕에 올라 마을 할머니랑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재미도 쫀득쫀득하다.
남면 해안도로는 무척 시원하다. 서면까지는 섬과 건너편 산들이 가깝게 다가앉지만 남면서부터는 멀찌감치 떨어져 나간다. 가장 남쪽이라 더이상 거칠 것이 없는 셈인데, 사촌마을을 지나면 곧바로 선구·항촌 마을이 나타난다. 해수욕을 즐기는 이는 거의 없는 반면 몽돌로 이어지는 두 마을의 해안이 너무 길어 호젓하다 못해 썰렁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가장 멋진 곳은 가천마을. 여기는 멋진 암수바위를 모셔 놓았는데 앞에 앉아서 바라보노라면 뒤쪽 바위산 위로 치솟는 씩씩함이 머릿속을 시원하게 헹궈준다. 길 따라 내려가면 갯바위에 닿는다. 위험해 보이기는 하지만 갯바위가 오목하게 모여 있어서 아이들과 물놀이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선구쪽에서 가천으로 가는 들머리 바닷가에는 길이가 30m 가량 되는 조그만 모래밭도 있다. 사람들은 요런 조그만 곳도 놓치지 않고 자기네 놀이터로 만들어 버린다. 자연생태계의 처지에서 보면 인간들이 얄밉지 않을 수 없겠다. 여기선 고개만 들면 푸른 하늘과 바다가 해무를 일으키며 어깨를 맞대는 모습도 늘 눈에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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