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이 많아야 좋은 선수다.

역설로 들리지만 이 말이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에서 진리가 되고 있다.

삼성 썬더스·LG 세이커스·신세기 빅스 등 상위권 뿐만 아니라 삼보 엑서스·골드뱅크 클리커스 등 중하위권 팀의 간판 선수들이 팀내 최다 실책을 저리르면서도 개인 기록 뿐만 아니라 팀 성적 유지에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는 것.

이번 시즌 최고 용병을 노리는 삼성의 아티머스 맥클래리는 13경기에서 41개의 실책을 저질러 팀내 가장 큰 구멍이지만 게임당 평균 26.5점으로 팀의 단독 선두를 이끌고 있다.

맥클래리는 팀내 최고 득점으로 개인 득점 5위에 올라있어 실책을 상쇄하고도 남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또 단독 2위인 LG의 조성원 역시 개인 득점 3위(게임당 평균 27.7점)라는 자리가 무색하게도 14경기에서 37개의 실책을 저질러 팀내 실책왕이다.

마이클 조던을 연상케하는 외모로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단독 3위 신세기의 캔드릭 브룩스 역시 13경기에서 무려 45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러나 게임당 평균 31.2점으로 개인 득점 2위에 오르는 가공할 득점력으로 지난 시즌 꼴찌였던 팀을 상위권 팀으로 변신시켰다.

삼보의 존 와센버그와 골드뱅크의 현주엽도 팀내 최다 실책을 기록하면서도 팀내 최다 득점으로 실책을 만회하며 공동 6위인 팀의 순위 상승을 책임지고 있다.

와센버그는 14경기에서 57개의 실책을, 현주엽은 11경기에서 41개의 실책을 각각 범했지만 개인득점에서는 와센버그가 7위, 현주엽이 10위에 각각 올라있다.

프로농구 관계자들은 “각 팀의 중심 선수들인 이들이 공을 갖고 있는 시간이 많아 실책도 많다”며 “실책을 줄인다면 팀 순위 뿐만 아니라 개인 기록에서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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