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 청량산
청량산(870m)은 사람 손때가 덜 묻은 산이다. 높지는 않지만 낙동강이 휘감은데다 바위로 이뤄져 있어서 봉우리가 많고 골짜기 또한 깊다.
숨은 듯이 웅장한 산이어서 선비의 기상과 맞다는 이유로 옛적부터 이름을 날린 명승지이기도 하다.청량산의 멋과 맛을 함께 누리는 등산길은 외청량사에서 내청량사나 오산당·김생굴 쪽으로 나가는 길이다. 김생굴은 신라 명필 김생이 공부했다는 곳이고 어귀에 있는 총명수는 최치원이 마시고 머리가 좋아졌다는 물이다.
총명수에서 어풍대에 이르는 길은 깎아지른 까마득한 벼랑길이어서 절로 오금이 저리고 간담이 서늘해진다. 이름 그대로 바람이 있는 곳이어서 ‘청량’을 한껏 느낄 수 있는데 최치원이 책 읽던 곳이라 치원대라고도 한다.
경북 봉화(054-673-4400)나 안동(054-859-4517)에서 북곡 마을 청량산 가는 버스가 각각 하루 4·6차례씩밖에 없다. 경남에서는 좀처럼 발길 하기 힘든 곳이므로 안동의 양반 문화권도 둘러볼 겸 되도록 차를 가져가는 게 좋겠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안동시로 들어간 다음 35번 국도를 따라 가면 30km 못 미쳐 도산서원이 나오는데 여기서 다시 14km 정도 가면 청량산이 나온다. 청량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054-672-4994)에 물어 민박을 할 수도 있고 안동으로 나와 잘 수도 있다.
▶경북 구미 금오산
금오산(976m) 또한 높지 않은 산이지만 기암괴석이 많아 골짜기마다 씩씩한 기상이 넘친다.
등산은 채미정에서 시작된다.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킨 야은 길재와 관련된 곳이다. 이성계가 이를 두고 “금오산 한 구역은 내 것이 아니다”(金烏一區非我所有)고 했다지만 어디까지나 승자의 아량일 뿐이다.
곧이어 해운사에 이른다. 지금은 케이블카로 쉽게 오를 수 있는데 도선굴이 올려다 보이는 바위봉우리를 병풍삼아 지은 절이다.여기서 도선굴과 대혜폭포를 지나 할딱고개에서 할딱거린 다음 약사암과 약사봉으로 간다.
약사봉은 경관이 가장 빼어난 곳이고 아래 약사암은 낭떠러지 위에 있어 아찔함을 느끼게 한다. 구름다리로 종각까지 건너가면 시가지와 낙동강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055-291-0114)에서도 아홉 차례 구미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자동차로 가려면 경부고속도로 구미 나들목에서 빠져나가면 된다.
▶광주 무등산
광주와 전남 담양·화순에 걸친 무등산(1187m)은 전국에 가장 잘 알려진 산 가운데 하나다.
산세가 부드럽고 어디서 바라보나 같은 모습이어서 덕스럽고 믿음직한 느낌을 준다. 산꼭대기 둘레에는 서석대와 입석대·규봉과 같은 기암괴석이 줄지어 있다.
병풍을 둘러놓은 것처럼 바위가 앉은 서석대는 바위에 반사되는 햇빛이 수정 같다고 수정바위라고도 했으며 각진 돌기둥 같은 입석대는 서로 기대어 쓰러질 듯 서 있는데 규봉은 요즘처럼 녹음이 우거질 때 더욱 멋지다.
광주는 항쟁의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는 만큼 망월동 묘지를 찾아 숨진 이를 위로하고 도청앞 광장과 금남로 등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현장을 둘러보는 광주시내 관광을 겸해 이틀 정도 묵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무등산 서북쪽 원효계곡과 남쪽에 있는 용추폭포도 한나절 보내기에 알맞은 피서지로 알려져 있고 증심사와 원효사 등 오래된 절간도 곳곳에 널려 있다.
마산고속버스터미널(055-255-2576)에서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고속버스가 시간마다 나간다. 아니면 자동차를 타고 남해고속도로 끝까지 가면 광주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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