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지방해양수산청이 마산만 살리기에 나섰다고 한다. 참 반가워할 일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마산만 살리기’ 이야기가 나오면 먼저 식상해 한다. 그것은 그 동안 마산시를 비롯한 행정관청이 꼭 바다를 메워 무슨 사업을 할 꿍꿍이가 있을 때마다 사전에 이같은 애드벌룬을 띄워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은 지난 10년 전, 현재의 동산아파트와 두산아파트 자리를 매립할 때에도 마산만을 살리자는 캠페인이 관변단체를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펼쳐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즈음 마산시는 앞 바다를 메워 상가와 아파트 건설 계획을 세우고, 환경부는 마산·창원지역의 가정과 공장의 오폐수를 처리할 관로와 덕동 하수종말처리장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이어서 해양청은 마산만 준설을 시작하였다. 그 예산은 당시 천문학적 숫자였다.

그렇게 캠페인을 하면서 오폐수 처리장 건설과 바다 밑을 준설했는데도 과연 마산만은 살아났는가. 남은 것은 하수관거의 부실공사로 바닷물이 오폐수처리장으로 유입되고, 부분적인 준설로 일시적으로 수질이 개선되는 듯 했으나, 하천에서 유입되는 오염원을 개선하지 않는 한 바닷물이 맑아질 수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오히려 행정기관간에 업무조정과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마산만이 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던 것이다. 즉 가정과 공장의 오폐수를 처리하는 관로공사와 오폐수처리장 건설, 준설시기 등이 전혀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는 시민의 휴식공간이었던 가포해수욕장과 아름다웠던 덕동해안도 다 잃어버렸다. 이제 겨우 남은 것은 진동만의 조그만 모래해안과 창포만의 갯벌에 불과하다. 그나마 창포만으로 유입되던 맑은 산간계류의 물도 양촌지역에 온천장이 늘어나고 주변하천의 오염이 증가되면서 어민들은 굴양식조차도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마산만을 비롯한 주변의 바다가 죽어가고 있는 것은 해안의 매립, 생활하수와 공장폐수의 하천유입, 바닷물의 원활한 교류를 막고 있는 소모도제방 그리고 하수관거사업 부진 등이다. 이러한 사업들은 마산시와 창원시 그리고 낙동강환경관리청 등이 마산지방해양청과 함께 동시 다발적으로 치밀한 계획 하에 시행하기를 권고한다. 그럴 때에만 진정으로 마산만이 회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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