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바위·절벽 통영 소매물도 거대한 모래사장 전남 임자도

▷통영 소매물도와 한산도·욕지도 = 섬은 멀리 육지를 떼어놓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게으른 몸을 뒤채며 푹 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민박 하나 얻어놓고 아이들과 더불어 갯가를 오가도 좋고 나즈막한 산에 오르기도 알맞은 섬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는 것이다.
통영 앞바다 섬 가운데서 가장 아름답기로 이름난 데는 소매물도다. 바로 옆 등대섬과는 하루 두 번 썰물 때 몽돌 자갈로 이어지는데 곳곳에 서 있는 바위절벽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마을 한가운데를 질러서 올라가면 동백숲을 볼 수 있다. 산중턱쯤에는 폐교가 있고 높지 않은 산 위에서는 시원하게 바람을 쏘이며 이쪽저쪽 길 따라 기웃대며 낭떠러지의 아찔함을 느껴볼 수도 있다.
이순신 장군의 수영이 있었던 한산도에서는 장군의 유적들을 더듬어 볼 수 있는데 제승당에서 바라보는 한산만의 정경은 더할 나위 없이 빼어나다고 한다. 죽도와 해갑도·거북등대·왼쪽 문어개 언덕에 있는 한산대첩비까지 한 눈에 잡히고, 고동을 불어 수루와 연락하던 염호리의 고동산(188m)도 마주 보인다.
욕지도는 통영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섬이다. 바닷길이 열리는 곳마다 징검다리 같은 조그마한 무인도들이 많기로 이름나 있는데 옛적에는 사슴섬이라고도 했는데 지금도 염소와 사슴을 많이 기른다. 덕동해수욕장에 더위에 지친 몸을 담글 수도 있다. 통영여객선터미널(055-642-5337)에서 배를 탈 수 있다.
▷전남 완도의 보길도 = 통일신라시대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해 놓고 해상권을 한 손에 틀어쥐고 동아시아를 호령했던 곳이다. 유인도와 무인도 모두 더해 200개가 넘는 섬을 거느리고 있는데 800km를 넘는 해안선도 아주 뛰어난 구경거리다.
요즘 이름나기로는 보길도를 따라갈 수가 없다. 고산 윤선도가 은둔을 결심하고 정원을 짓고 호사를 떨었던 곳인데 해남반도에서 남쪽 12km쯤 되는 데 있다. 가장 높은 격자봉(435m)에서 북동쪽으로 타고 내리는 골짜기를 고산은 부용동이라 일렀고 여기서 어부사시사를 지었다고 돼 있다.
완도 화흥포항(061-555-1010)에서 배를 타면 노화도를 거쳐 보길도에 닿는다. 보길도까지는 아침 6시 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15차례 배가 다닌다. 선착장에서 보길도를 돌아다니는 차편은 평소에 하루 4차례뿐이지만 여름에는 더 자주 있다.
▷전남 신안 임자도 = 신안에는 홍도 흑산도 가거도 등 한 번도 가 보지는 못했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섬들이 많다. 모래로 유명한 임자도도 신안군에 있다. 섬 자체가 커다란 사막이어서 자디잔 먼지모래로 덮여 있다. 산도 모래산이고 밭도 모래밭이다. 논에 물을 가두려면 개펄을 퍼다가 모래땅 위에 객토를 해야 할 정도다. 갯바람이 몰아치면 논과 밭은 사막으로 바뀐다. 따라서 오아시스도 있다. 오아시스에는 여름에 해당화가 활짝 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대광해수욕장은 선착장에서 내려 버스로 10분쯤 더 가야 한다. 백사장 길이가 자그마치 12km. 걷는 데만 2시간이 넘게 걸리는 어마어마한 규모. 고운 은모래. 부드러운 언덕을 이룬 모래사장. 깨끗한 편의시설까지 고루 갖추어서 집안 식구들끼리 찾기에는 안성맞춤이다.광주까지 가서 신안으로 가는 직행버스를 타면 된다.
지도점암(061-275-7303)과 임자진리를 잇는 배가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잇달아 다니는데 20분이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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