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가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안은 채 변화의 기로에 섰다.

삼성생명의 우승 환호속에 막을 내린 2001년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는 현대건설이 대회 이틀전에야 참가를 결정하는 등 불안한 모습으로 출발했지만 꾸준한 관중수 증가 속에 대체로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평가다.

프로 출범 4년째를 맞은 여자프로농구는 이번 대회에서 경기당 평균 1715명의 관중이 입장, 처음으로 입장관중 1000명을 돌파한 지난해 겨울리그보다 30% 정도 증가하고 지난 여름리그에 비해서도 소폭 상승하는 등 역대 최다관중을 경기장으로 끌어 모았다.남자프로농구가 함께 열리고 있고 여름리그보다 경기수가 적어 팬들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증가세다. 시드니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4강 진출에 성공한 것도 한 요인이겠지만 농구계는 신구 조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데 가장 큰 이유를 찾는다.

`아줌마 선수' 정은순(30·삼성생명)·전주원(29·현대건설)이 여전히 열성팬들을 몰고 다니며 코트를 누비고 정선민(신세계)이 슈퍼스타로 성장한 가운데 지금까지 별 주목을 받지 못하던 다른 선수들의 기량도 급성장, 여자농구의 즐거움을 더했다. 그동안 정은순과 유영주(삼성생명)의 그늘에 가려 있던

김계령과 이미선(이상 삼성생명)이 챔피언결정전의 선전을 바탕으로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했고 겨울리그 MVP 변연하(삼성생명)와 김경희(국민은행) 등도 슈터로 자리를 확고히 했다.

10여년간 여자농구를 책임져 오던 `빅3' 정은순·전주원·유영주가 언제 선수생활을 접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알리는 고무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리그는 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여자농구가 해결해야할 과제들도 함께 남겼다. 지방도시에 보금자리를 둔 연고제 시행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며 용병들의 질 개선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남 양산에서 치러진 2번의 경기에서 서울에서보다 2배 가까운 관중들이 몰린것을 보더라도 관중동원 뿐만아니라 스포츠이벤트에 목마른 지방도시의 갈증해소 차원에서도 이는 바람직하다.

또 용병들의 질 개선도 문제다. 이번 겨울리그에서 량신(금호생명)과 쉬춘메이(한빛은행)을 제외한 용병들은 모두 기량미달로 출전기회조차 거의 잡지 못했다.

여자농구 감독들은 중국뿐만 아니라 남미나 유럽 쪽으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연맹 손정웅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겨울리그의 공과를 거울삼아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27일 열리는 구단주 회의에서 바람직한 변화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프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관중동원능력을 보이고 있는 여자프로농구가 변화를 통해 진정한 프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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