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 알권리 보장·군정홍보위해 실시”· “과거 기자실 회귀” 대립

지난 9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기자실을 폐쇄했던 남해군이 지난 11일 브리핑룸을 설치·운영하겠다고 밝히자 공무원과 주민, 지역주간지 등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남해군은 지난 11일 “군민의 알권리 보장과 군정홍보를 위해 ‘기자 브리핑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군은 이를 위해 행정자료실을 정비, 33.3㎡ 규모에 인터넷 전용선과 각종 집기를 갖춘 브리핑룸을 설치했다. 이 브리핑룸은 지난 2일 지역일간지 주재기자들과 하영제 군수와의 취임인터뷰에서 기자들이 요구하고 하 군수를 이를 수용해 설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브리핑룸 설치로 군민의 행정참여를 유도하고 효율적인 행정을 수행하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를 보는 지역민들은 ‘과거로의 회귀’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남해신문>은 15일치 ‘브리핑룸 필요하지 않다’는 칼럼에서 “언론과 권력은 서로의 필요에 따라 가깝게 지내려는 생리를 가지고 있다”며 “남해군청에 새로 설치된 브리핑 룸은 언론과 권력의 사이를 적당히 연결하는 매개장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남해신문 김광석 기자는 “주재기자 운영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브리핑룸은 옛 기자실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고와 판매에 본사의 압력을 받으면 관청에 의지하게 되고 결국 브리핑룸이 행정과 언론의 유착에 매개체가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편 전국공무원노조 남해군지부(지부장 권영준)는 군이 브리핑룸 설치 입장을 밝히자 지난 10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반대입장을 밝혔으나 별도의 브리핑룸이 아니라 기존의 공간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반대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준 지부장은 “처음에는 사실상의 기자실 부활로 알고 반대했으나 브리핑 공간의 제공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이것 자체도 반대한다”며 난색을 보였다.
실제 남해군(http://www.namhae.go.kr)과 공무원노조 남해군지부(http://www.ango.or.kr)홈페이지에는 의견수렴 없이 기자단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브리핑룸을 만든 군에 대한 비판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남해군 정책홍보팀 관계자는 “당초 계획이 별도의 방이 아니라 평소 소회의실 로 쓰는 방에서 필요시 브리핑을 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와전되어 공직협의 반대가 있었다”며 “오해를 없애기 위해 출입문을 유리로 하고 옛 기자실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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