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고기로 만든 돈가스 안주에 생맥주 곁들이면 "캬~"

태풍이 조용히 물러가는 듯 하더니 찌는 듯한 더위를 남기고 갔다. 한낮의 내리쬐는 태양아래를 걷다 보면 목이 칼칼한 게 시원한 맥주 한잔 생각난다. 더위에 입맛도 없고 시원한 맥주 한잔에 듬직한 안주로 저녁한끼를 대신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마산시 산호동 골목 안 ‘구디스’. 단골 손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집을 연상케 하는 그곳은 생맥주 전문집이다. 주방이 가게 한 가운데 있는게 특이한데, 질감이 강한 미색 회칠을 한 주방은 동화 속 이미지보다는 오히려 지중해풍을 떠오르게 한다.

예전에 가구점을 했다는 주인의 취향이 그대로 묻어나는 앤티크풍의 가구들과 이국적인 소품들이 가게 곳곳에 어색하지 않게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쓰면 쓸수록 빛이 나는 가게가 되도록 하는게 이 집 인테리어의 기본.

500cc(2500원) 생맥주 한잔에 이 집의 대표 안주 ‘구디스점보가스’(1만3000원)를 시키면 오늘의 저녁 메뉴 끝.
구디스점보가스는 이집 돈가스의 새 이름. 냉동고기가 아닌 생고기로 만든 일본식 돈가스다. 굵기가 1㎝는 족히 되는 두꺼운 살코기와 바삭바삭한 튀김옷을 입힌 돈가스 한 조각을 입에 넣으면 입안에 들어갈 때부터 묵직한 게 고기 씹히는 맛이 살아있다.

손님이 주문하면 바로 그때 생고기를 망치로 치고 간을 해서 만들어내는데, 기름기를 쫙 빼 전혀 느끼하지 않다. 빵가루도 식빵을 굵게 갈아 튀겨 바삭한 맛을 살렸다.

소스도 직접 만든다. 양파와 홍당무 버터 녹인 것, 겨자 케첩 기존 양념 등을 넣어 만든 소스에 월계수 잎이 담겨 나온다. 월계수 잎이 소스의 맛과 향을 더한다.

샐러드를 넣은 양배추 샐러드와 피클, 단무지가 곁들여 나오는데, 샐러드에 얹은 드레싱도 이 집만의 비법이 담겨 있다.

특유의 드레싱은 식용유와 식초의 비율이 중요하다고 한다. 여기에 샐러드와 양파 홍당무를 재워두는 듯 느낌이 들 정도 놔둔 다음,간장과 설탕 겨자를 넣어 믹서로 갈면 상큼한 드레싱 완성.

이은경(41)사장이 부산의 유명한 돈가스 집에 가서 직접 비법을 배워왔다. 이 사장은 오는 8월 중순, 개업 2주년을 맞아 단골 손님들을 위해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날 매출의 90%가 단골 손님이라고 하는 이곳 손님들의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40대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동네 사람들도 있지만,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이 늘었다. 스타우트만 시켜먹는다고 해서 스타우트맨, 욕쟁이, 자랑맨 등 단골 들은 이곳에서 새 별명도 얻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목만 축이고 가도 부담 없고, 가게의 고급스럽고 은은한 분위기는 ‘좋은 사람들’이 찾을 만하다. (055)243-3133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