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남편은 청소 하나만큼은 정말 끝내주게 잘해준다. 청소의 전문가라고나 할까. 설거지는 지금까지 한번밖에 하지 않았는데 청소는 늘 쓸고 닦고 운동 삼아 한다.

주변 풍경이 보이고 화초들이 놓인 앞 베란다는 남편이 가장 아끼는 공간. 화분 주위를 항상 깨끗하게 정돈하고 수없이 떨어지는 낙엽들을 매일매일 치운다. 남편이 출장을 가게 되면 나는 화분에 물 주는 것을 깜빡 잊어 애꿎은 화초들을 굶주리게 만든다. 그러나 남편만 왔다하면 화초들이 생기를 찾아 무럭무럭 자란다.

요즘엔 남편의 집안일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두 딸 아이의 남동생이 태어났기 때문이다.

진주로 발령이 나서 일주일만에 한번밖에 오지 못하지만 피곤할텐데도 아기 목욕시키는데 총력을 다한다. 더운물 데워주기, 아기 목욕시켜주기, 목욕물 버리고 화장실 정리하기 등. 스스로 집안일을 챙겨 도와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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