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항의에 담당PD 중징계

지난달 25일 라디오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를 풍자한 민중가요를 방송해 한나라당의 항의를 받은 마산MBC가 담당 피디를 중징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9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마산MBC는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10분부터 30분동안 청취자참여 프로그램을 방송하는데 25일에는 마창민예총이 만든 ‘오월의 광주’를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오월의 노래 1·2’·‘알면서 왜 묻니’·‘양키들은 모른다’·‘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등의 노래가 전파를 탔는데 그 가운데 이회창 후보를 풍자한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가 문제의 발단이 됐다.
한나라당은 이 소식을 듣고 마산MBC에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시했고 방송위원회 제소방침을 밝히기도 했으나 마산MBC 쪽이 담당 피디 3개월 감봉, 편성국장 근신조치 등의 중징계를 내리자 사안을 종결지은 것으로 알려 졌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마무리되지 않고 시민단체로 옮겨졌다. 이 내용이 <오마이뉴스>에 보도되자 시청자주권협의회는 공동대표 회의를 갖고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없이 일주일째 성명서 발표가 미뤄지고 있어 그 배경을 궁금케 하고 있다.
한편 이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에 관여했던 시청자주권협의회 액세스 분과위원 신모씨(29)가 이번 지방선거 기간중 특정후보 캠프에서 일한 사실이 알려져 자칫 시민단체 활동가의 도덕성 논란으로 비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신씨는 이에 대해 “자원봉사 차원에서 기술적인 도움만 줬을 뿐 프로그램의 내용에는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청자주권협의회의 선거보도감시단과 내가 속한 엑세스분과는 업무의 연관성이 없어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위원직도 정기총회에서 인준받은 것이 아니기에 자원봉사 차원에서 일해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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