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승엽(25·삼성)이 홈런왕 탈환을 위해 본격적인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선수협 파동'으로 혼자 훈련하던 이승엽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피오리아구장에 스프링캠프를 친 프로야구 삼성 선수단에 합류해 첫 합동훈련을 소화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한달이나 늦은 15일 현지에 도착해 라스베이거스 관광에서 돌아온 선수단과 합류한 이승엽은 이날 시차에 미처 적응하지 못했으나 스트레칭과 캐치볼 등으로 가볍게 몸을 푼 뒤 실내 배팅훈련 등 3시간여 동안의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첫 날 일정을 모두 마친 이승엽은 “동료들의 새까맣게 탄 얼굴을 보니 나 혼자만 백인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으나 “컨디션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 선수단의 트레이닝을 돕고 있는 김응식 조선대 교수는 “이승엽의 몸상태를 보니 개인훈련을 충실히 한 것 같다”며 “다른 선수들과 훈련 스케줄을 맞추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99시즌 54홈런을 터뜨려 한국 프로야구사에서 신화를 쏘았던 이승엽은 지난 해 발목 부상과 시드니올림픽 출전 등이 겹치면서 36홈런에 그쳐 타이틀을 박경완(현대)에게 내줬다. 지난 겨울에는 ‘선수협 파동'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삼성 선수단 중 유일하게 선수협 가입을 선언한 뒤 팀 훈련에서 이탈, 서울 아미가호텔과 경산구장을 오가며 개인훈련을 해야만 했었다.

이 때문에 전지훈련 합류가 동료들보다 한달이나 넘었지만 이승엽은 “지금부터라도 일정을 충실히 소화하면 시즌 준비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97년과 99년 격년제로 홈런왕과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았던 이승엽이 비록 순탄치 않은 겨울을 보냈지만 홀수 해인 올시즌에도 한국야구를 주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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