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들녘인 김해시 주촌면 망덕리 일대 김해평야의 논 9000여평이 최근 급격히 내려앉아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일대는 대형공사 등 지반 침하가 일어날 만한 사유가 없는 곳이어서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둔 농민들은 이같은 현상이 확산돼 농사를 망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지반 침하 현장=김해시 주촌면 망덕리 일대 김해평야 10구역 9000여평의 논이 보름전부터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10~70㎝가량 내려앉았다. 평평하던 논바닥은 비스듬히 기울거나 굴곡이 생겨났고 논두렁도 비스듬하거나 중간 중간이 아래로 내려앉는 등 곡선형태로 변해 이곳은 마치 지진현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침하현상을 처음 발견해 당국에 신고한 망덕리 신기마을 이용갑(61)씨는 “벼농사 준비를 위해 마을 트랙터를 가진 주민에게 논갈이를 부탁했는데 논바닥이 이상하다는 말을 듣고 확인, 면사무소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또 비닐하우스 재배를 하고 있는 신기마을 이점규(54)씨는 지난해 11월께 자신의 비닐하우스가 뒤틀리기 시작해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이로 미루어 지반침하가 수개월전부터 진행된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침하 원인=이 지역 주민들은 “이달초부터 벼농사 준비를 위해 논갈이를 하려다 논바닥이 이상해 면에 신고했다”며 “지난해 말까지 별다른 이상이 없었는데 이처럼 논이 내려 앉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주촌면 망덕리 신기마을과 장유면 유하리 후포마을 경계지점으로 지난 70년대 초 경지정리 이후 벼논사만 지어온 곳이어서 땅이 내려앉을 만한 사유가 전혀 없다는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지난 96년부터 이곳과 가까운 내외지구에 아파트와 공장이 들어서면서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이 이뤄짐에 따라 땅속의 토사가 유출돼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주촌면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70년대초 경지작업이 이뤄지기전 이곳이 저습지대의 갈대밭이었다는 점을 들어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반응과 대책=이곳 주민들은 경지정리 이후 지난 30년간 벼농사를 지어 오면서 이같은 현상을 보기는 처음이라며 침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는 한편 농사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영농기를 앞두고 논갈이가 시급한 상태에서 또다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면 트랙터 진입이 어려워 올 농사를 망칠 위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침하현상이 일회성으로 끝난다면 당장 논갈이 등에 지장이 초래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김해시는 이에 대해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대책을 세울 수 없다며 현장조사와 함께 농업기반공사 등 전문기관에 의뢰해 근본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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