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조선시대 묘 추정
시의원·학예사 "좋은 대처"
보살상 매립 사건과 대조

창원시 진해구 여좌지구 도시개발사업 현장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추정 '회곽묘'와 관련한 공무원 대처에 칭찬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드러난 창원시 공무원의 '소답동 석조보살상(기존 명칭 마애석불좌상)' 매립 사건과 비교되는 만큼 창원시 공무원의 문화재 인식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창원시 부대협력과 관계자는 지난 3월 27일 회곽묘를 발견했다. 옛 육군대학 부지 일원에 연구자유지역을 조성하고자 추진 중인 여좌지구 도시개발사업 구역에서 가족·친척이 없는 묘지를 개장하다 특이한 관을 발견한 것이다. 이튿날 문화재 관련 부서에 알리고, 4월 4일 전문가 입회하에 조사를 하니 조선시대 회곽묘로 추정됐다. 이에 창원시는 전문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문화재청에 정밀조사 발굴 허가를 신청했다.

시 부대협력과 관계자는 "인근 주민이 오래된 묘라고 말해 신경이 쓰였다. 흔치 않은 형식의 관이 나와서 이를 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공사 현장 관계자들 모두 함께한 일"이라고 말했다.

▲ 지난 4월 창원시 진해구 여좌지구 도시개발사업 현장에서 조선시대 추정 회곽묘 크기를 조사하고 있다. /창원시

이는 소답동 석조보살상 사건과 비교된다. 2015년 12월 시작된 소답동주민운동장 공사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은 현장에 있던 석조보살상 주인을 찾지 못했다며 땅에 묻어버렸다.

도내 한 학예사는 "창원에서 회곽묘가 발견된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공무원의 문화재 인식이 바뀐 것 같아 반갑다"며 "앞으로 창원시 내부에서 이런 인식이 확산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해련 창원시의회 문화도시건설위원장은 "공무원이 잘 대처했다. 소답동 사례와 비교하면 이번 회곽묘 신고는 창원시 공무원의 역사의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회곽묘 위치는 도로 끝 부분이라 공사에 크게 지장이 없다고 들었다. 창원도 앞으로 개발과 보존이 공존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진해에서 발견된 회곽묘는 앞으로 문화재청이 허가하면 정밀발굴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회곽묘는 석회로 관을 둘러싸 공기가 통하지 않는 특성으로 '미라'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 나올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1년 사천시 구암리 회곽묘에서는 조선시대 생활양식을 짐작하게 하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사천 회곽묘는 목관과 미라화된 피장자가 입고 있던 복식, 버선, 미투리 등이 발견된 것. 미투리는 기존에 알려진 짚신과 재료가 달라 의미가 있었다.

여좌지구 도시개발사업 구역에서 발견된 회곽묘는 가로 80㎝, 세로 180㎝, 깊이 65㎝ 크기로 조선시대 '고관대작' 묘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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