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문예진흥원·김해문화재단 포럼서 '다름에 대한 인정' 조명

5월 21일은 유엔이 지정한 문화다양성의 날이다. 매년 5월 21일에서 27일까지 전국 문화 관련 기관들이 동시에 문화다양성 주관 행사를 연다.

지난 24일 오후 내내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 2층 시청각실에서 열린 '경남 문화다양성 포럼'도 그중 하나다. 경남문예진흥원과 김해문화재단이 함께 준비한 행사였다.

"문화다양성이 예술의 완결성을 추구하거나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의 발전을 독려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과 정체성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모든 사회구성원의 평등한 공존과 문화의 발전을 추구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포럼 자료집 10쪽)

이날 포럼에서 이완 아시아문화인권연대 전 대표의 말을 들으니 문화다양성이란 차라리 인권 개념에 가깝다. 인종, 국가, 가족 형태, 성정체성, 그리고 생각이나 표현에서까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정하면 차별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문화다양성은 단순한 당위가 아닌 현실이다. 앞서 말한 다문화, 결혼 이주 여성, 이주 노동자 문제에서 특히 그렇다.

압둘 와함 헬프 시리아 사무국장은 한국에 사는 시리아 난민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미 한국에는 상당수 난민이 살고 있다. 1300명 정도 되는 시리아 난민도 그중 하나다. 이 중 법적으로 난민 자격을 얻은 이는 현재 5명이다. 대부분은 인도적 차원에서 머물고 있는데, 차별과 위협 속에서 불안해하며 있는 듯 없는 듯 조심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노미진 경상남도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이 발표한 미혼모 사례에서도 어찌 보면 생명을 위한 용감한 선택을 한 이들이 있는 듯 없는 듯 조심히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드러난다.

이날 포럼에서는 우리 사회 소수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됐지만, 문화다양성은 어디서든 적용할 수 있다.

현재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대한 조례를 제정한 자치단체가 꽤 있는데, 제정 순서대로 보면 전남, 광주, 목포시, 경기, 부산, 서울, 제주, 경기도교육청, 충북, 서울 구로구, 익산시, 경남도교육청, 서울 강북구, 전북이다. 현재 김해시도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조례는 개인이나 집단의 국적, 민족, 인종, 종교, 언어, 지역, 성, 세대, 연령, 학력, 출신지, 신체적 능력 등의 차이를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다양성이 인류 사회를 발전시켜 온 건 분명하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대에는 지능이나 학력보다 다양한 가치와 경험이 더욱 절실하다. 우리가 문화다양성 개념을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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