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칠산초·분성중, 소년체전 롤러 금1 은1 '주목'
오상희 코치 "선순환 구조로 장래 발전가능성 기대"

25·26일 이틀간 남원시 춘향골롤러경기장에서 열린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롤러 경기에서 김해 칠산초등학교와 분성중학교 선수들이 금 1, 은 1개의 메달을 따냈다. 경남 선수단이 금 1, 은 2개였으니 김해의 비중을 알만하다.

전체 메달 개수는 적었지만 지역 내 연계 육성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칠산초교(교장 권지은)는 지난 2017년 롤러부를 교기로 지정하고 팀을 창단했다.

팀 창단 전부터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학생이 많았기에 선수 수급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았지만 전교생 수가 많지 않다보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처음부터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씩 기량이 향상되면서 분성중(교장 서한수) 롤러부가 살아났다. 이미 교기로는 지정돼 있었지만 선수가 없어 개점휴업 상태였는데 선수가 영입되기 시작한 것.

올해는 2학년 이재원과 1학년 이솔이가 경남 대표로 선발돼 소년체전에 출전했다.

칠산초에서는 김승주(6학년)와 이환협(6학년)이 출전했다.

이재원은 이번 소년체전에서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올해만 부별 신기록을 2번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오른쪽 쇄골 골절로 수술을 받았던 이재원은 올해 초 다시 골절로 쇄골에 철심을 박은 채 이번 소체에 참가했다.

그에 앞서 전국 남녀종별대회 1만m를 17분 33초로 신기록 경신한 뒤, 남원코리아오픈에서 이를 다시 17분 22초로 경신해냈다.

▲ 왼쪽부터 롤러부 이환협, 김승주, 이솔이, 이재원 선수와 오상희 코치. /정성인 기자

여중부 EP5000m 은메달을 딴 이솔이는 초교 3학년 때 비만으로 건강이 위험하다는 말을 듣고 인라인 롤러를 시작했다가 5학년 때 칠산초로 전학까지 하면서 운동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6학년 때인 지난해 소체에서 금·은메달을 따냈고 올해도 각종 대회에서 2·3학년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는 등 성장하고 있다.

25일 오후 열린 P3000m 결승에서 김승주는 시종 여유있는 경기 운영을 하며 손쉽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초교 6학년이라기에는 경기 운영 노련미까지 빛났다. 15바퀴를 도는 동안 매 바퀴 1위 2점, 2위 1점씩 점수를 부여해 최종 바퀴를 돌고나서 점수가 가장 많은 선수가 우승하는 경주 방식이다. 김승주는 다른 선수들이 경기 시작부터 1위를 차지하고자 치열하게 다툴 때 느긋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10바퀴를 돌았다. 서서히 앞쪽으로 치고나간 김승주는 11바퀴에서 선두로 치고나간 뒤 마지막까지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고 2위와 격차를 더 벌리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해 처음 선수용 인라인스케이트를 신었다는 선수의 경기 운영이라고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이환협도 어려운 환경을 딛고 경남 대표로 선발됐다.

이환협은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인라인스케이트를 살 형편이 안됐다. 학교에서 롤러 수업을 들으면서 재능을 발휘했고 4학년부터 롤러부와 함께 훈련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100만 원을 넘기는 선수용 스케이트를 사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교육청의 창단 지원금 등으로 장비를 마련하고 맹훈련을 하면서 경남 대표까지 올라서게 됐다.

이처럼 초교 스포츠부 하나가 활성화되니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중학교 교기가 되살아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에 대해 칠산초 롤러부 오상희 코치는 "칠산초 졸업생들이 분성중으로 진학하면서 분성중 롤러부 순회코치도 맡게 됐다"며 "같은 지역에서 함께 운동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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