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위 결의안 채택
"노동자 고용에 위협"

국제통합제조산별노동조합연맹 인더스트리올(industriALL Global Union)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동 권리를 위태롭게 하고, 글로벌 조선산업 경쟁과 생태계를 왜곡한다는 이유에서다.

인더스트리올은 지난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우조선 매각 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인더스트리올은 "국제제조노조연맹과 가맹 조직들은 한국 금속노조(KMWU)의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반대 투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각국의 해외 기업결합 심사가 승인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결의안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합쳐지면 세계 조선소 수주 잔량 기준 21.3%의 M/S(시장점유율)를 차지하게 된다"며 "(현대중공업 법인분할로)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조선소가 생기면 건전한 경쟁보다는 강력한 독점력이 세계 조선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LNG(액화천연가스)선의 3월 현재 수주량을 합산하면 58.5%의 점유율,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는 56.6% 점유율에서 확인되듯이 재벌 통제 하의 한국조선해양의 세계 조선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는 더욱 확대되면서 그에 따른 공정한 거래와 경쟁 제한 효과는 극대화돼 전체 조선산업 공급망 내 노동자 고용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수·합병 과정 문제점과 구조조정 우려도 지적됐다. 인더스트리올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협상은 노동조합을 배제한 밀실 협상으로 진행돼 노동자들은 대우조선 인수와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을 통해 조선산업 노동자들의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번 인수는 글로벌 조선산업 생태계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대중공업 법인분할과 대우조선 인수는 노동자 권리를 약화시킨다"며 "이미 현대중공업은 2017년 분사 과정에서 기존에 체결한 단체협약을 인정하지 않아 노조 활동과 운영을 위축시킨 전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 위험성과 노동 조건 악화, 노조 활동 축소에 관한 사회적 우려에도 당사자인 노동자들에게조차 분할계획서와 관련해 적정 사전 통지와 효과에 대한 유의미한 협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장을 비롯한 금속노조 관계자는 인더스트리올 중앙집행위 회의에 참석해 대우조선 매각 부당함을 알리는 등 결의안 채택을 위한 활동을 벌였다. 인더스트리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전 세계적 규모의 일자리와 공정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인더스트리올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세계 조선산업 노동조합 권리와 사회적 대화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6월 국제금속노동자연맹(IMF) 등이 참여해 설립한 인더스트리올은 조선을 비롯해 석유·광업·자동차·항공 우주·기계 공학·화학·섬유 등 여러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140개국 500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대표해 노동 조건 개선과 노동자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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