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난에 지난해 10월 폐쇄
시, 철거안내 없어 불편 민원

양산시 물금읍 디자인공원에서 밤을 밝히던 LED장미정원이 사라졌다.

LED장미정원은 2016년 9월 미래디자인융합센터(이하 디자인센터) 개관식과 함께 점등식을 하고 오후 7시 30분부터 11시까지 시민에게 아름다운 야경을 선물했다. 입소문을 타고 인터넷에 장미정원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이 올라오면서 양산은 물론 부산·김해 등 인근 지역에서도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양산시는 디자인공원 LED장미정원이 명소로 주목받자 2017년 웅상지역 명동공원에 1275㎡ 규모로 LED장미 8000개를 설치하는 등 공원특화사업의 하나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장미정원을 설치했던 디자인센터가 관리 어려움, 안전사고 등을 이유로 지난해 10월 시설을 모두 철거했다.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으면서 LED장미 훼손이 늘어나면서 보수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전기료 등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디자인공원 내 물놀이장을 조성하고 2016년부터 시가 운영하면서 전기를 이용하는 장미정원에서 감전 등 안전사고 위험도 커졌다. 애초 지역 일자리 창출을 염원하는 의미를 담아 야심 차게 시작한 지 2년 만에 문제점이 드러난 셈이다.

▲ 2016년 양산 디자인공원의 LED장미정원(왼쪽 사진). 지역 명소로 홍보했던 것과 달리 2년 만에 폐쇄해 빈터로 남게 됐다. /이현희 기자

뒤늦게 장미정원 철거가 논란이 인 것은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야외·야간활동이 늘어나면서부터다. 장미정원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모르고 인터넷 등을 통해 추억을 남기려고 밤나들이에 나섰다가 발길을 돌리는 시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ㄱ(26·부산) 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일부러 이곳을 찾았지만 어둡고 텅 빈 모습만 확인하고 돌아서야 했다. ㄱ 씨는 "블로그를 보고 아주 예뻐서 친구와 같이 왔는데 잘못 찾은 줄 알고 한참을 헤맸다"며 "철거됐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표지판도 없어 시간만 낭비했다"고 말했다. ㄴ(40·물금읍) 씨 역시 "지난해 아이들이 좋아했던 기억이 떠올라 들렀는데 사라져버려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디자인센터는 장미정원 조성에만 1억 원가량 사업비를 들였다. 시가 양산지역 새로운 명소로 요란하게 시작을 알린 것과 달리 철거 이후 별다른 안내나 홍보가 없어 이곳을 찾은 시민만 헛걸음을 하면서 유지·관리 방안이나 민원 발생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즉흥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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