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니모토 타다하키(58) 씨. 이름에서 눈치 빠른 사람은 누구인지 알아챘을 것이다.

경남FC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은 쿠니모토 다키히로(이하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쿠니모토'로 표기)의 아버지다. 22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호르 다룰 탁짐과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를 직접 응원하고자 창원축구센터를 찾아왔다.

경기 시작 전 버스에서 내리면서 아버지와 잠깐 만난 쿠니모토는 극장골로 아버지의 응원에 화답했다.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역시 피는 못 속이는구나' 싶었다.

대학 때까지 축구 선수 생활을 했다는 타다하키 씨는 일본 프로축구 J리그가 출범하기 1년 전 허리 부상으로 축구 선수 인생을 접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후 지도자로 전향해 지금은 일본 대학팀 코치로 일한다고 말했다.

형과 누나가 있는 쿠니모토는 막내다. 형과 누나를 따라다니며 축구를 접하는 것을 보았을 때 아버지로서 어떤 느낌이었을까?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타다하키 씨는 그 초등학교 축구부 코치가 됐다.

▲ 22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남FC와 조호르 다룰 탁짐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전 잠시 만난 쿠니모토(왼쪽)와 그의 아버지 타다하키 씨. /정성인 기자

'쿠니모토와 야쿠자'로 SNS에 널리 알려진 사진 속의 친구 3명과 그 사진을 찍어준 친구를 포함해 쿠니모토까지 5명 모두에게 타다하키 씨가 축구를 가르쳤다고 한다.

한국에서 '야쿠자'로 널리 알려졌다는 말에 야쿠자는 아니라면서도 "이해한다. 어릴 때 그럴 수도 있는 것"이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일본 프로팀에서 두 번 방출됐을 때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쇼크받았다. 정말 쇼킹했다"며 연거푸 '쇼크'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러다가 경남으로 간다는 얘기를 듣고는 기뻤다고.

"정말 좋았다. 프로 축구 선수로 간다면 어디를 가든지 상관없다. 선수로 있는 게 너무 좋다."

아버지가 못 이룬 프로 선수로 살아가는 데 대한 기대, 자부심 그런 정이 담뿍 담긴 대답이었다.

쿠니모토는 내년 도쿄 올림픽 일본 국가대표가 되고 싶은 꿈이 있다. 일본 현지 반응을 물었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본 언론은 잘 모르겠다. 내 생각에 국가대표 선수가 되면 좋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국가대표로는 어렵지 않겠나. 나쁜 짓도 하고 했으니. 그렇다 하더라도 국가대표가 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아니라 축구 지도자로서 봤을 때 쿠니모토는 어떤지 물어봤다.

"기술이 좋고 멘털이 약하다. 똑같은 경기일 때도 기복이 너무 심하다. J리그에서도 똑같은 경기인데도 시간대별로 엄청난 기복을 보여줬다. 경남에 오고 나서 지금은 기복의 폭이 많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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