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4시 반, 열어 놓은 우리에서 10마리가 밖으로 나왔다. 예상보다 많은 인간들이 모여들어 따오기를 불안케 하여 40마리 모두가 나오지는 못했다. 용기 있는 따오기는 이제 야생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번 따오기 방사는 민간과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여, 중국 지도자의 결심을 끌어내고, 일본의 협력을 받아 이루어졌다. 지구 생태계를 되살리는 일에 민간과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합하여 한·중·일의 협력을 이끈 사업이다. 이제 따오기는 창녕군을 넘어서 전국 방방곡곡으로 날아갈 참이다. 충남 예산의 황새가 남쪽 서해안 200㎞를 날아가 서식하는 장면을 본 것처럼, 따오기도 주남저수지, 순천만, 휴전선으로 날아갈 것이다.

경남에는 의령 백로, 고성 독수리, 주남저수지 두루미, 황새와 더불어 철새들의 낙원이 되고, 늪과 습지를 보존하고, 농약 없는 먹거리 재배를 통해 도민들은 건강한 환경 속에서 사는 곳이 될 수 있다. 따오기 방사과정에 우포늪 주변의 주민들이 생태환경에 대해 배웠다. 방사 이후에도 따오기를 위해 많은 분이 이들을 추적하고 관리하느라 고생할 것이다.

이제 창녕군의 경계를 넘어서 날아갈 따오기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우포늪 주변 주민들의 노력만으로는 따오기가 살아가기 어렵다. 환경부, 문화재청, 농식품부, 그리고 문화관광부는 생태농업, 생태 관광을 통해 주민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여 살아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그래야 따오기 방사 과정에서 희생해온 주민들에게 보답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복원시도를 지속적으로 하게 될 것이다.

한반도와 중국 대륙, 일본 열도는 철새들의 출발지이기도 하고 도래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철새들에게는 하나의 생태 생활권인 셈이다. 철새들은 서식지를 찾아, 먹이를 찾아 하늘을 날아다니며, 자기 보금자리를 찾는다. 철새들을 보존하고, 철새의 질병을 관리하려면, 한·중·일의 상호 협력이 절실하다. 이는 철새를 매개로 한 국경없는 생태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다. 따오기를 매개로 한 한·중·일 생태네트워크 협력이 멸종위기 조류들의 복원은 물론, 하늘과 바다에서의 갈등과 적대를 넘어 상생하는 협력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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