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이 말하는 변화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던 곳
대통령 온 후 방문객 급증
정치적 지형 전환점 맞기도

노무현 전 대통령 귀향 이후 진영읍 봉하마을과 김해지역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전직 대통령의 귀향은 진보와 보수 등 정치적 성향을 떠나 지역민들에게 획기적 변화를 체감하게 했다. 송장성(60·김해시 진영읍·사진) 전 한국자유총연맹 김해시지부 진영읍 지도위원장을 만나 들어봤다.

가장 큰 변화는 봉하마을이 전국적인 도시로 부상한 점이다. 대통령이 고향으로 내려오기 전에는 그야말로 여느 시골마을과 다름없는 한적한 농촌이었고 진영읍은 시골의 작은 읍 단위에 불과했다.

-봉하마을이 어떻게 달라졌나.

"대통령 생가와 사저·묘역 등을 둘러보려고 전국에서 연평균 100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다 보니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변신했다. 덕분에 차량 교행이 어려웠던 봉하마을 진입도로도 2차로로 확장돼 주민들의 통행이 크게 편리해졌다. 봉하마을을 둔 진영읍은 귀향 이전까지는 인구 2만 5000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5만 5000여 명으로 늘어나 확실한 신도시가 됐다. 대통령 귀향으로 외지인들에게 '김해=대통령 배출도시'인 점도 알릴 수 있게 돼 김해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생태적으로 변화한 점이 있다면.

"귀향을 계기로 대통령은 고향에서 평소 품었던 살기 좋은 농촌만들기 운동을 직접 실천한 것 같다. 귀향 이전만 해도 봉하들판 벼논에는 농사철만 되면 농약 냄새가 진동했다. 귀향 이후 봉하들판은 대통령의 오리와 우렁이농법 접목으로 농약이 사라졌고 친환경 생태들판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친환경 생태농법으로 재배한 봉하쌀과 봉하막걸리는 김해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대통령은 고향에 머물면서 틈 날 때마다 하천 살리기에도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본산농공단지를 낀 화포천은 귀향 이전까지는 쓰레기들로 가득한 죽은 하천이었는데 대통령이 귀향하면서 직접 하천청소를 함으로써 멸종위기종인 황새가 찾아오는 등 자연생태를 복원했다. 대통령 덕분으로 지금은 화포천 일원이 국내 최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정치적 변화는 없나.

"대통령은 고향인 김해를 지역이기주의를 타파하는 거점으로 삼았던 것 같다. 귀향 이후 매번 선거 때마다 정치 신인과 거물들이 봉하마을을 방문함으로써 민주당의 정치적 성지로 자리 잡았다. 김해는 오랫동안 전통적 보수층 텃밭이었으나 대통령 당선과 귀향을 계기로 정치적 지형이 크게 바뀌었다. 당시만 해도 도저히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최철국 민주당 국회의원이 당선되면서 이를 시작으로 김맹곤 시장까지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차지했다. 지금은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등이 모두 민주당 출신이고, 시의회도 민주당 의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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