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대 속구에 제구력 겸비
63이닝 소화하며 볼넷 15개뿐
팀 타율 2위 키움 타선도 꽁꽁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최근 NC다이노스 투수 루친스키 등판 경기를 보면 나올 법한 말이다. 뛰어난 실력에 꾸준함, 겸손함까지 갖춘 루친스키는 올 시즌 팀 에이스로 도약 중이다.

루친스키는 21일 키움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 시즌 4승(2패)째를 수확했다. 루친스키 호투에 힘입은 NC는 리그 4연승을 달렸고, 상위권 입지를 재차 다졌다.

21일 경기는 루친스키 진가가 잘 드러났다. 루친스키는 7회까지 100개 공을 던지며 팀 타율 2위인 키움 타선을 꽁꽁 묶었다. 3회 말 선두타자 이병욱에게 볼넷, 이지영에게 땅볼·도루 등을 내주고 나서 맞은 2사 2루 위기에서 이정후에게 적시 2루타를 맞으며 1실점 했지만 더는 실점하지 않으며 팀 리드를 지켰다.

이날 루친스키는 직구·커브·포크·투심·커터를 섞어 키움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에 달했고, 투심은 평균 147㎞, 커터는 평균 143㎞를 기록했다. 100개 공 중 스트라이크는 64개, 볼은 36개로 비율도 알맞았고 삼자범퇴를 세 차례(1·2·7회)나 이끌어내는 등 '맞춰 잡는 능력', '제구력'도 돋보였다.

이동욱 감독 역시 경기 후 "루친스키와 베탄코트 배터리 호흡이 좋았고 상대팀 강타선을 잘 막아줬다"며 "루친스키는 더는 바랄 게 없는 피칭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루친스키가 빛난 건 이날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 5일 두산전에서 7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과 함께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한 루친스키는 이후 21일 경기까지 8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썼다. 시즌 초반 1~2경기에서 보인 불안함을 완벽히 씻었다.

세부 기록을 보면 루친스키는 더 돋보인다.

▲ NC 투수 루친스키./경남도민일보 DB

22일 기준 올 시즌 루친㎳스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2.31로 리그 전체 투수 중 4위에 해당한다. 평균자책점은 2.00(리그 3위)이고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는 0.87로 리그 1위다. 탈삼진은 46개로 리그 선발 투수 중 15위지만, 볼넷을 단 15개만 내주며 남다른 안정감을 뽐냈다. 아울러 피출루율 0.246(리그 2위), 피OPS 0.470(리그 1위) 등 거의 모든 투수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올라 있는 루친스키다.

루친스키가 이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뛰어난 땅볼 유도 능력 덕분이다. 22일 기준 루친스키는 91개의 땅볼을 기록했는데, 이는 LG 윌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자연히 GO/AO(땅볼/뜬공 비율)도 1.94에 이른다.

큰 힘 들이지 않고 상대 타자를 땅볼로 요리하다 보니 이닝 소화 능력도 좋다. 루친스키는 10경기에서 63이닝을 소화했다. 이 중 최근 8경기에서 56이닝 뛰며 한국 무대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8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이어 7경기에서 하이 퀄리티스타트(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를 기록, '계산이 서는 선수'임을 재차 증명했다. 선발이 이렇게 잘 던져주니 배재환·강윤구·원종현 등 불펜 체력 관리도 한결 수월해진 NC다. 지난해 이닝이터 부족으로 침체를 겪었던 NC 사정을 고려한다면 그야말로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루친스키는 최근 활약 바탕에 동료 도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루친스키는 "21일 경기만 보면 일요일과 월요일을 쉬고 등판한 터라 경기 초반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1회부터 타선이 점수를 내고 베탄코트의 좋은 리드 덕에 7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며 "항상 동료를 믿고 온 힘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 응원해준 팬께 감사하고 다음 경기에서도 전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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