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성격·조직엔 자율성 줘 시너지
칭찬·격려 인색한 표현 습관 오해 불러

조직은 수장의 성향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많다. 이런 현상은 물이 물길을 따라 흐르듯 업무의 시스템이 정착된 공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떤 성향을 지닌 수장이 그 조직을 이끄느냐에 따라 결과물도 달라진다. 공직자들이 선거 때마다 새로 입성할 수장에 관심을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직 내부를 살리고 죽이는 데는 수장의 칭찬과 격려가 큰 몫을 차지한다. 수장이 칭찬에 인색하면 그 조직은 활력이 없고, 칭찬에 너그러우면 활기가 넘친다.

김해시는 어떨까. 도시의 외형은 역동적이다. 내부적으로는 시장의 꼼꼼한 업무 챙기기로 다양한 국가 공모사업에 선정돼 업무성취도가 높은 편이다. 이런 밑바탕에는 시장이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자율성에는 책임이 따르지만 그만큼 조직체계를 능동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허성곤 시장은 개인적으로 운이 좋은 편이다. 대통령과 도지사·지역 국회의원 등이 모두 같은 당 출신이다. 이는 시의 국·도비 확보 때 유리하게 작용한다. 전임 시장의 혜택도 누리고 있다. 김맹곤 전 시장은 재임 동안 시의 부채를 갚는 데 몰두했다. 덕분에 허 시장은 어느 정도 재정의 안정화 속에서 시정을 인계받았다. 당시 시가 파산 위기 채무도시로 분류됐다면 지금의 '가야 왕도 김해'는 없었을 터이다.

국가는 국운이 상승할 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김해시도 시장의 운이 좋을 때 한 단계 비상해야 한다. 좋은 운은 자주 오지 않는다. 그러려면 허 시장이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 그는 칭찬과 격려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원들에게 늘 칭찬 대신 특유의 반어법을 주로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열심히 일을 했는데도 그의 반어적 표현으로 맥이 풀리기 일쑤다. 자율에는 책임성만큼이나 반드시 공과도 따라야 한다.

시장으로서는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더 열심히 일하라는 독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이라면 직원들의 눈높이를 못 맞춘 것이다.

허 시장은 모든 분야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는 '만능시장'을 꿈꾼다. 하지만 그 꿈도 구성원들과 함께할 때라야 이룰 수 있다. 문제는 그의 반어적 표현이 '습관(업)'처럼 굳어져 가고 있다는 데 있다. 습관을 바꾸는 건 소 한 마리의 털을 헤아리기만큼이나 어렵다고 한다. 그가 강하고 유능한 조직을 만들려면 반어적 표현을 자제하고 대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칭찬 한마디면 충분하다.

박석곤.jpg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속성이 있다. 칭찬을 남발해도 문제지만 칭찬에 인색한 것은 더 문제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을 구분하지 않고 싸잡아 '도매금'으로 취급한다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는가. 이는 곧 공직청렴도 향상과도 연계된다. 허 시장은 더는 특유의 반어법에 발목이 잡혀 조직을 약화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