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금지를 '타락 부추긴다'라니
동성애는 정상·비정상 아닌 자연

며칠 전 경남도민일보 맨 뒷면에 '경남 학생인권조례 제정 반대' 전면광고를 보니 인식의 틈이 너무 넓더군요. 학교폭력을 예방한다는 주장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매년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교육부 통계를 인용하였더군요. 예방이란 말은 '질병이나 재해 따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대처하여 막는 일'입니다. 대한민국에 법이 없어 강력범죄가 끊이질 않는 것은 아니지만 법이 있어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인천에서 집단구타로 추락사 한 중학생 같은 경우를 최소한으로나마 예방해보자는 게 목적 중 하나일 겁니다.

학력을 저하시킨다고 주장하셨는데요, 간디의 7가지 사회악 중에 '인성 없는 지식'이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는 인권과 존중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더군요. 인성은 사람의 성질이나 됨됨이를 말하는 것인데요, 조례의 제4조 기본원칙에는 5항에 '학생은 다른 학생 및 교직원의 인권과 권리를 존중하여야 하며, 특히 다른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육과 연구활동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며 다른 학생의 권리와 교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고 해두었더군요. 6항에서는 '교직원과 학생은 생각과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혐오하거나 배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살아보셔서 아시겠지만 삶은 결코 성적순이 아니더군요.

제15조 3항에는 장애학생을 위한 편의시설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라고 되어있습니다. 이 조항만 보더라도 인권은 차별 없는 평등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제16조 차별금지에서 '임신과 출산'이라는 것이 들어있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성적 타락을 부추긴다고 주장하셨던데 저도 그랬지만 일찍 눈을 뜨는 학생들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을 이유로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데, 타락을 부추긴다고 하는 것은 독해력이 좀…. 차별하지 말라는 것은 따돌리지 말라는 말입니다.

제17조 성인권 교육과 성평등 때문에 주장하는 거 같은데요. 동성애를 정상으로 가르치고 동성애와 에이즈가 확산할 거라고 염려하셨더군요. 저는 성평등 강사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요, 이성애가 보편적이긴 하지만 동성애를 정상이라고 교육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비정상이라고도 하지 않습니다. 동성애는 전세계 어느 나라에도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걸 가르치는 곳은 없습니다. 동물계의 동성애는 사람뿐만 아니라 독수리나 펭귄 등의 조류에서도, 사자나 양 등의 포유류에서도, 보노보나 침팬지 영장류, 곤충인 잠자리의 동성애도 확인되었을 만큼 자연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에이즈, 즉 후천성면역결핍증은 동성애 때문에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되어 발병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최초로 발견되었는데요, 그는 이성애자였습니다. 1975년부터 1981년 사이 발견된 환자들은 모두 이성애 여성이었습니다. 아프리카의 짐바브웨와 보츠나와는 전체 국민의 25%가량이 에이즈 환자인데 그들이 전부 동성애자여서 걸린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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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된 인권에 기반하여 계급 간 투쟁의식을 고취할 것이라고 주장하셨던데요, 그 예로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 남성과 여성, 가해자와 피해자, 다수와 소수, 이주민과 한국인 사이에 투쟁이라고 한 것은 무엇을 말하는지 도무지 파악이 안 됩니다. 타 시도의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그런 투쟁이 벌어진 사례가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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