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40년 만에 복원 창녕서 야생방사
행사 참석자들, 한·중·일 화합 기원
김 지사 "북한과 복원협력 적극 지원"

"따오기야 훨훨 날아라~ 한·중·일 동북아 화합과 한반도 평화 협력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한국에서 멸종된 지 40년 만에 복원된 창녕 우포따오기가 22일 한반도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생물다양성의 날이기도 한 이날, 따오기가 우포늪을 나는 모습을 보며 참석자들은 다함께 동북아·한반도 평화와 화합을 기원했다.

창녕군과 환경부, 문화재청, 경남도는 이날 오후 4시 30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를 창녕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처음으로 자연에 방사했다. 40마리를 방사하겠다고 계획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유도방사로 10마리만 하늘로 날아가고 30마리는 방사장에 남았다. 따오기복원센터 관계자는 "30마리는 연방사할 계획이다. 다 날아가려면 두세 달 걸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행사장에 사람이 많고 드론까지 띄우는 등 인간의 욕심이 따오기가 날아갈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환경을 만들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2019년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5월 22일) 및 세계 습지의 날(2월 2일)' 공동 기념식과 함께 진행한 따오기 첫 야생 방사 행사에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정재숙 문화재청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한정우 창녕군수, 엄용수 국회의원, 지역 주민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198호인 따오기가 22일 오후 창녕군 우포늪 하늘에서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지사는 기념사에서 "따오기가 창녕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군민 여러분이 우포늪을 살려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따오기 복원부터 방사 준비까지 가장 고생한 우포따오기사업소 이성봉 팀장과 김성진 박사에게 감사드린다. 창녕군도 대통령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따오기 방사가 창녕과 경남, 한국의 행사만이 아니라 앞으로 역사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는 한·중·일이 화합해 나가는 상징으로 따오기가 커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창녕 따오기가 북한에서도 복원돼 한반도를 넘나드는 평화와 협력의 상징이 되기를 바라며 경남도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명래 환경부장관도 "따오기는 한·중·일 우호를 상징하는 새로, 이번 방사는 지역에서 이뤄낸 성과다. 창녕군과 지역 주민에게 감사한다"고 치하하고 "따오기가 중국과 일본, 남북을 오가며 지역과 남북 평화를 상징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축사에서 "인간 욕심 때문에 사라진 따오기 복원을, 문화재청이 해야 할 일을 창녕군이 해냈다"면서 "복원한 따오기를 더욱 잘 보존하고 조심히 키워서 전 국토의 상징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정우 창녕군수는 "야생에 방사한 우포따오기는 위치추적기를 달고 있어 추적 결과를 분석, 연구해 따오기 대체 서식지 조성 정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중앙정부와 긴밀히 공조해 서식지를 확대하고, 방사한 우포따오기가 국내 전역으로 분산할 가능성을 고려해 우포따오기 네트워크를 구축해 개체 확인과 부상 개체를 신속히 구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남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먼저 복원을 추진한 일본 사례를 볼 때 따오기 생존율은 약 40%다. 우포늪 주변에 조성된 논 습지와 숲에서 따오기가 지내길 바라지만 낙동강 주변이나 어디든 날아가서 먹이활동을 할 것"이라며 "따오기 생존 가능성을 높이려면 정부와 자치단체의 공동 노력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애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따오기의 안전한 서식 환경을 조성하려면 낙동강 배후 습지를 비롯한 논습지를 보호하고 복원하는 환경부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현재 제방공사로 습지 기능을 상실할 위기에 놓인 대봉늪 또한 따오기 서식지로 이용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낙동강 배후습지가 더는 무의미하게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포따오기 방사 일지

▲2005년 4월 중국 따오기 서식지 조사·교류(고 김수일 한국교원대 교수 등 전문가)

▲2005년 9월 중국 양현 따오기 서식지 방문

▲2007년 7월 문화재청에 국비 지원 신청(따오기 복원 시설물 건립)

▲2007년 11월∼2008년 3월 따오기복원센터 터(둔터마을) 매입

▲2008년 1월 우포늪 따오기 복원 후원회 결성, 따오기 복원사업 기본계획 수립

▲2008년 5월 대통령 방중 시 후진타오 중국 주석 따오기 기증 약속

▲2008년 9월 따오기 복원 기술인력 채용, 따오기 복원 위한 연구원 중국 파견

▲2008년 10월 우포따오기복원센터 준공

▲2008년 10월 중국 기증 따오기 1쌍 도입

▲2010년 6월 유사 따오기 일본에서 도입(4개체, 흰따오기 1쌍·밀짚따오기 1쌍)

▲2011년 분산 번식케이지 준공

▲2013년 12월 따오기 수컷 2마리 중국서 추가 도입, 검역

▲2015년 12월 야생적응 방사장 준공

▲2016년 10월 우포따오기 부분개방 행사

▲2017년 11월 23일∼2018년 4월 30일 따오기 개방 중단

▲2018년 8월 우포따오기 서울시 임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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