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을 뽑아 놓으면 30%가 도망간다", "신입사원 부모님 초청 행사를 열었는데, 부모가 자녀에게 '여긴 서울에서 너무 먼 곳인데 다닐수 있겠냐'라고 물어서 당황했다".
경남의 한 기업 사장의 하소연이다. 도대체 얼마나 일이 힘든 회사기에 부모가 자녀의 일을 만류했을까? 궁금하실 텐데, 바로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얘기다.

김조원 KAI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본사가 사천에 있어서 인력채용이 정말 어렵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얘기를 듣던 중 부모 초청 행사 때 일은 내 귀를 의심케 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상세하게 알지 못한다. 김 사장의 설명을 들어보면 주거와 지역 환경이 문제였다. 김 사장은 "우리도 극복할 과제지만,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이야기하는 정부와 경남도, 사천시가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데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모는 어떤 환경이 불만이었을까? 삶의 질 기준은 각자 다르겠지만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물가, '천정부지' 아파트값, '콩나물시루' 출퇴근길 지하철·버스의 서울보다는 30분 거리 안에 남해와 지리산이 있는 지역이 낫지 않을까? 한적한 스타벅스와 영화관도 있는데.

31세까지 취업을 못하면 절대 취업을 못한다는 의미로 '삼일절'이란 신조어가 유행하는 시대. 그럼에도, 요즘은 직원이 어느 날 갑자기 출근을 하지 않은 채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 많아서 생긴 고스팅(ghosting) 시대.

다행스럽게(?) 부모의 회사생활 만류에도 신입사원은 사천을 떠나지 않았다. 왜 남았는지 궁금하다. 혹시라도 만나게 된다면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지역도 살 만한 곳"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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