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 살아가려면 생태관리 중요
남북·국제사회 중요한 자산될 것

오늘은 한반도에서 사라진 따오기 40마리가 창녕 우포늪에서 야생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마침 습지의 날과 유엔생물다양성 정부 행사도 우포늪에서 열린다. 크게 축하할 일이다. 40년 전에 이 땅에서 사라진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소리'를 우리 주변에서 들을 날이 가까워진 셈이다. 이웃 중국과 일본도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들을 복원하는 데 30~40년이 걸렸다. 비록 오늘 오후 4시에 야생방사를 하지만 성공 여부는 이해당사자들이 지혜를 모으는데 달려있다. 특히 습지 주변의 농업을 친생태적으로 전환하여 자연과 농업이 공생하면서 도시의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농축산물을 생산하도록 지원프로그램에서 따오기 복원이라는 소재를 적극 활용하는 일이다.

우포늪에서 따오기가 살려면, 늪에 인접한 논과 하천 관리가 중요하다. 이러한 과제를 지역주민과 습지보전단체, 지자체가 먼저 정부를 향하여 정책 마련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따오기 복원은 환경부의 생물자원 보전정책을 뛰어넘어 농식품부와 협력프로그램을 통해 농업 회생의 길을 제시해야 하고, 문화 관련 부서는 천연기념물 복원과 더불어 주민들을 위한 생태관광프로그램도 적극 개발해야 한다. 어쩌면 이런 노력 속에서도 야생에 나간 따오기들은 천적과 사람, 농약, 오염 물질 등에 의하여 10마리 중 5마리 이상이 소실될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우포따오기 복원에 앞장서 온 창녕군도 경상남도와 정부의 협력을 통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깊이 들여다볼 때이다. 이를테면 남북정상회담을 하면서 남북생명평화 선물로 북한에서도 사라진 따오기를 복원하는 교류프로그램을 한다면 향후 다양한 생물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것이 가져올 여러 가지 습지생태 보전과 이용 부문에서 지역의 자연유산이 남북평화, 종 복원기술,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염두에 두고 일을 풀어가기를 기대한다. 얼마 전 남한에서 복원된 여우가 스스로 휴전선을 넘어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북이 협력하여 다양한 멸종위기 종들을 복원하여 한반도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면 국제사회에도 큰 주목을 받을 것이다.

지역의 자연자산을 잘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지자체들이 빛을 발하는 시대로 점차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되어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교류프로그램은 남북이 공동으로 1979년 판문점에서 마지막으로 기록된 따오기의 흔적을 추적하고 우포따오기로 복원사업을 벌이는 일이다. 정부는 남북한 야생동물의 생태 교류를 위해 비무장 지대 철책 일부를 제거해 생태통로를 만들어, 야생동물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도록 종 복원사업을 기획할 때이다. 이렇게 되면 민통선을 비롯한 비무장지대의 자연유산이 생태관광 자원이 되어 한반도 전역의 생태자원에 대한 관심이 국제사회로 퍼져나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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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우포늪이 야생따오기가 살아가는 람사르습지 도시라는 브랜드와 생물권보전지역, 유네스코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발걸음을 창녕군과 전문가들이 차곡차곡 준비해 나간다면 자연과 농업이 공생하는 아름다운 모델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경상남도는 우포따오기가 주남저수지와 화포천 등 자연생태계가 뛰어난 곳으로 이동할 것을 예측하여 잘 보전된 지역을 생태경제벨트로 발돋움하도록 프로젝트를 가동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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