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정 맞선 정치인생

노무현 대통령은 1988년 YS(김영삼)의 제의로 정치에 입문해 부산 동구에서 13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일약 '5공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지만 곧 질곡이 시작됐다. 3당 합당을 "야합"이라 비판하며 YS 곁을 떠났고, 1992년 부산 동구에 재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그러나 '꼬마민주당'으로 YS의 민자당을 대적했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했으나 역시 낙선했다. 그사이 '꼬마민주당' 출신들은 민자당 후신인 한나라당으로 한둘씩 떠났고, 노 대통령은 DJ(김대중)와 손을 잡았다. 1996년 서울 종로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떨어졌으나, 1998년 종로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6년 만의 국회 복귀였다.

그러다 다시 2000년 '노무현'은 부산으로 향했다. "종로에서 한 번만 더하고 부산으로 갑시다"라며 측근들이 만류했지만, '노무현'의 선택은 단호했다. 2000년 총선에서 노 대통령이 쏟아낸 '지역감정 타파'는 이후 후배 정치인들을 통해 재현됐고, '지역감정 해소'의 초석을 놓았다.

'노무현이 부산으로 간 이유'는 "감히 나라의 장래를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노 대통령은 2000년 낙선 소감을 통해 "지난날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에서 정치인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워 집단 간의 불신과 적대감을 부추겨서 벌인 일치고 그 집단에 불행을 가져오지 않은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구 제도는 반드시 바꾸었으면 한다. 지역구도의 해소에 그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노무현'이 20년 전에 쓰라림을 안고 제안했던 선거제도 개편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