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은 후일담이다.

'수소문'이 지난 7일 자로 끝을 맺었다. 2017년 5월에 시작해 2년 동안 22곳을 소개했다. '수상한 문화부 기자들이 만든 소소한 동네 문화지도'를 표방하며 도내 골목을 훑고 다녔다.

욕심이 있었다. 당신이 한 달에 한 번 18면에 소개된 수소문을 기다리고, 과감하게(?) 신문을 찢어 소장하길 바랐다. 그리고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지도로 활용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나도 22곳 가운데 기억이 아주 흐릿한 공간이 있으니 지나친 바람이다.

그럼에도 수소문하는 길은 언제나 설렜다. 스물두 번의 나섬과 머무름은 행복했다.

수소문에 소개한 공간 일부는 조금 달라졌다. 남해에서 일러스트 작업을 했던 부부는 부산으로 돌아갔다. 큰 도시를 떠나 오롯이 작업을 위한 에너지만 받고 싶었다는 이들이 쓴 책에서, 남해의 일상이 호락호락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 또 청년들이 호기롭게 시작한 프로젝트(김해 회현동)가 자본 등에 힘을 잃기도 했다.

반면 날이 갈수록 문화로 밥 잘 먹을 수 있음을 보여준 공간(남해 돌창고)도 있었고 도시 재생의 본보기(밀양 내일동)가 될 만한 곳도 만났다.

또 여전히 고장을 빛내는 유산도 가슴에 박혔다. 과거를 잊지 말라고 부탁하던 진해의 한 어르신, 1000년 넘게 이어지는 하동의 차, 의령에 살아 숨 쉬는 의병의 혼.

문화 지도라고 말했지만 삶을 담아내고 싶었던 수소문.

이미지.jpg

언젠가 또 다른 형식으로 선뵈고 싶다.

"그동안 수소문을 아껴준 독자님, 고맙습니다. 또 만나요."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