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법인분할을 거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그에 따른 수익 효과를 사실상 현대중공업 측이 독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송덕용 회계사는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의 문제점과 대우조선 인수가 조선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에서 "최근 3년 동안 수주량, 혹은 수주잔량 기준 국내업체 시장 점유율을 보면 현대중공업그룹 약 57%, 대우조선해양 약 23%, 합계 80%"라며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기자재 업체 등 관련 업체에 대해 압도적 교섭력을 가질 수 있어 독점적 수익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 회계사는 이날 토론회 첫 발제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의 문제점과 영향'을 주제로 물적분할에 따른 부채 상승, 분할 목적, 경영 세습 의혹 등을 지적했다.

그는 "현중지주가 직접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규모가 커져 경영권 승계에 불리하고 산업은행 개입을 받게 되는 문제가 있다"며 "산업은행도 재벌 특혜 시비를 차단하고 기업결합 심사 등 위험 회피에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은 뒤이은 발제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한국 조선산업에 미치는 문제점에 대해 짚었다.

안 원장은 "현대중공업으로의 슈퍼 빅1 체제 성립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판단 오류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세계 1위와 2위 수주 잔량을 보유한 조선소 통합은 통합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매우 낮고,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봤다.

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해서는 안 되는 이유로 승계 의혹과 노사 관계, 이질적인 기업 문화 등을 사례로 제시하면서 독점기업 탄생을 저지해야 할 공정거래위원회가 역할에 반하는 행위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 민주노총, 재벌특혜 대우조선 매각저지 전국대책위,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 정의당 추혜선·여영국 의원, 민중당 김종훈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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