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제시 한 단체 행사장은 변광용(더불어민주당) 시장과 김한표(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펼친 '축사 대결(?)'로 볼썽사나웠던 모양이다. 두 사람이 축사하기보다 경쟁하듯 자랑을 늘어놓은 까닭에서다.

이를 지켜본 한 시의원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당시 상황을 자세히 올렸다. 그에 따르면 변 시장 축사는 도가 지나쳤다. 대놓고 "자랑 좀 하겠다"더니 "남부내륙철도는 문재인 대통령 아니면 못했고, 장목항 국가 어항 지정도 시장이 애써서 다 했고, 보통교부세 1000억 원 받아온 것도 본인 치적이고, 상동초 건립도 본인이 교육부 장관 만나 성사시킨 것이고…"라는 자랑이 쏟아졌다.

이 대목에서 김 의원은 그야말로 허수아비가 됐다. 변 시장 자랑거리에 대통령과 여당은 있어도 당이 다른 지역구 국회의원 역할은 없었다. 시장 얘기만 들으면 지역 현안을 추진하는 데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금배지가 되는 셈이다.

체면을 구긴 김 의원이 발끈했다. 변 시장에 이은 축사에서 관련 사안들에 대해 자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소상히 밝혔다.

그리고 한 발 더 나갔다. 정부 여당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주도하고, 사곡국가산단은 불허한다며 비판한 것이다.

자랑으로 버무린 축사에 날 선 반박이 이어지며 흥겨운 잔칫집이 순식간에 정쟁의 장으로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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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는 축사로 시작해 축사로 끝나야 한다. 본질과 정도를 벗어나니 말썽이 되는 법이다. '자랑 끝에 쉬슨다(불붙는다)'는 속담도 있다. 너무 자랑하면 그 끝에 말썽이나 화가 생김을 이르는 말이다. 선출직은 종종 세 치 혀가 문제 아니던가. 자랑도 정도껏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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