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이지난 3월부터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유곡리 고분군 3-1호분과 4호분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는 (재)경남발전연구원(원장 홍재우)이 맡아 진행하는 가운데 오는 16일 오후 2시 발굴조사 현장에서 그간의 학술조사 성과를 주민과 관계전문가들에게 공개하고 조사된 유적의 활용과 보존방안을 마련하는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의령 유곡리 고분군은 의령군과 창녕군의 경계를 이루는 낙동강변 구릉에 조성된 가야 중심고분군 중 하나로 유곡리 고분군의 정상부에는 가야 지배자급의 봉분(封墳, 흙을 둥글게 쌓아 만든 무덤) 규모를 지니는 1∼4호분이 조성돼 있다.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에서 시행하는 비지정 매장문화재의 보존정비와 학술적 가치규명을 위한 긴급발굴조사 사업의 일환이며, 2018년에 시행된 유곡리 고분군 2호·3호분 발굴조사에 이은 3차 학술조사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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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조사한 3-1호분은 이미 조사된 2호분과 3호분의 동쪽에 인접, 조성돼 있으며 할석을 이용해 축조한 수혈식석곽묘(竪穴式石槨墓, 구덩식 돌덧널무덤)이다. 봉분은 지름 9.6m 내외, 무덤방의 길이는 약 5m이며, 무덤방은 상부로 갈수록 너비가 좁아지는 구조를 지닌다. 내부에는 말을 다룰 때 사용하는 재갈, 큰칼(大刀), 굽다리접시(高杯)를 부장했다.

또 4호분은 3호분과 중복되게 조성돼 있으며, 발굴조사를 통해 3호분에 앞서 축조된 수혈식석곽묘임이 확인됐다. 봉분은 지름 14m 내외, 무덤방의 길이는 약 8m로 가야 최고 지배자급에 속하는 무덤규모이다. 무덤방은 주부곽식(시신을 넣는 주곽과 부장품을 넣는 부곽을 따로 만든 것)의 구조이며 부곽에는 단경호(短頸壺, 목이 짧은 항아리)를 대량으로 부장했다. 주곽에서는 찰갑(札甲, 비늘갑옷)편과 행엽(杏葉, 말띠드리개) 등이 출토되기도 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의령 유곡리 고분군의 최고 지배자급에 해당하는 무덤이 확인됐으며, 특히 무덤 간의 중복관계와 구조변화를 통해 의령 가야집단의 성격과 가야무덤의 변천과정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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