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늦가을 벚나무 숲 그 벤치의 오후, 지팡이를 양손에 쥐고 만세라도 부를 듯 양팔을 위로 뻗쳐 든 순간, 쪽빛 하늘과 함께 쏟아지던 눈부신 햇살! 그 속에서 환청으로 조우한 안톤 체호프의 작품 <바냐 아저씨>! 극중의 바냐가 크게 외치던 기막힌 그 환호성 "목 매달기 좋은 날씨다"가 환히 들렸습니다. 때맞춰 바람이 불었고 낙엽이 흩날렸습니다. 죽음과 낙엽이 오버랩으로 어울리면서 이런 자연순환 섭리를 들려주었습니다. '낙엽귀근(落葉歸根)'!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는 <낙엽만도 못한 인생> 칼럼에서 자연의 혜택을 맘껏 누리고도 감사는커녕 자연을 훼손하고 파괴했다면서 "그도 모자라서? 죽어서까지?"라는 반(反)묘지론 침 놓기를 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주에선 지난달 '인간퇴비화'라는 법안이 통과되어 화제입니다. 죽어 한 줌 흙이 되되 기왕이면 '거름'이 되어 자연에게 진 빚을 상환하자는 것!

필자의 그 '빚 갚기' 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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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귀근(落葉歸根) 상환'!

미국의 그 '인간퇴비화'도

'낙엽귀근 상환'과 매한가지

사람이

'낙엽만도 못한 인생'

빚꾸러기가 될 수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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