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에 참가했던 초등학생 간호사 돼 우리 병원서 근무, 바르게 큰 아이들 보면 뿌듯

"나눔은 비움의 시작이 아니라 채움의 시작입니다. 나누면 10배로 돌아옵니다." 병원 개원 후 꾸준히 아이들을 위한 행사를 마련한 하충식(사진) 한마음창원병원 이사장을 만나 25년째 이어진 '마음으로 보는 세상' 행사에 대해 들었다.

-이 행사는 어떻게 시작됐나.

"1994년 한 단체의 어린이날 행사에 함께했는데, 시민생활체육관에서 행사를 하고 사진을 찍고 뷔페 식사를 하는 것이 전부였다. 아쉬움을 느꼈다. 그래서 다음해 아이들을 데리고 창원 용지공원에 가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행사를 했다. 그러다 1998년 녹색교통회 소년소녀가장 및 교통사고 유자녀 초청 등반대회를 했는데,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다음해는 양산 통도환타지아로 갔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영남권에서는 제일 큰 놀이동산인 대구우방랜드(현 이월드)로 가게 됐다. 처음에는 버스 2대로 시작했다. 지금은 60대가 넘는다."

-봄소풍을 기획한 의도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대부분 가정에서 아이들과 나들이를 많이 하는 시기다. 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서로 어디를 다녀왔느니 하며 자랑을 많이 하지 않나. 이때 시설이나 한부모 가정 아이들은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그래서 5월에, 시설에서는 잘 가기 힘든 놀이동산으로 소풍을 가기로 했다."

-기억에 남는 아이가 있나.

"많다. 한 아이는 아버지와 함께 사는 차상위계층의 아이였는데, 행사 당일 아침 일찍 아버지가 일하러 나가면서 용돈 1000원만 남겨놓고는 아이를 깨우지 않았다. 뒤늦게 아이가 일어나서는 이미 버스가 떠난 시간인 것을 알고는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결국 연락이 닿아 지역아동센터 직원이 그 아이와 창원에서 대구까지 택시를 타고 온 일도 있다."

-뿌듯한 순간도 많을 듯하다.

"3살 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봄소풍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갔다. 고등학교 졸업 때는 장학금도 줬다. 그런데 그 아이가 간호대학을 나와서 간호사가 돼 우리 병원에 취업했다. 한마음창원병원은 입사 10년 차가 되면 부모님을 해외여행 보내드린다. 그 간호사가 하루는 찾아와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안계셔서 큰언니와 형부가 부모님과 마찬가지입니다. 해외여행을 큰언니와 형부가 갈 수 없을까요"라고 물었다. 당연히 가능하다고 했고, 지난해 해외여행을 보내드렸다. 그런 사례를 보면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낀다. 행사장에서 버스에서 아이들이 설레는 표정으로 내리는 모습을 볼 때도 뿌듯하다."

-한마음창원병원에는 아이들을 위한 행사가 많다.

"사회공헌활동을 많이 하는데 90%가 아이들을 위한 것이다. 봄소풍과 가을 체육대회, 방학 때는 아이들과 영화 관람을 한다. 장학금을 주고 수학여행을 지원하기도 한다. 성인이나 노인들의 삶은 일정 부분 자신의 책임이 있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상황에 처한 것이다.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잘 자라야 미래가 밝다. 행사를 25년째 이어왔다. 병원이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아이들을 위한 일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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