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하다'라는 말을 씨인 양 신혼 밭에다 뿌리면, 애열(愛熱)에 싹이 금세 터 깨꽃이 피기 무섭게 깨가 익게 되어 있습니다. 그걸 흥미롭게 묘사한 관용구가 있습니다. '깨가 쏟아지다'! 그 아기자기했던 시절이 저문 뒤 인생 황혼 점묘! 덧없는 세월의 무게라는 더께가 앉기 마련인 노년에 다다르면, 어느 의학박사의 명언대로 "결혼은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나는 진흙 바닥의 시장 골목" 같은 허탈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런 허탈이나 갈등 등이 오늘날 시속(時俗)의 '황혼이혼'을 늘게 하더니, 드디어 그걸 고상한(?) 쪽으로 진화시킨 '졸혼(卒婚)'까지 등장했습니다. 이혼과 달리 '기존 결혼 형태를 졸업하고 자신에게 맞는 새 라이프 스타일로 바꾼다'! 본보에 '미스 봉의 까진 이야기' 칼럼을 쓰는 김봉임 씨의 글 한 대목! 결혼 계획이 궁금한 주변인에게 답합니다. "결혼? 아직 생각이 없는데…. 굳이 한다면 60살?" 흥미롭네. '까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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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새장과 같다.

바깥쪽 새는 들어가려,

안쪽 새는 나가려 애쓴다"

철학자 몽테뉴의 탄식!

'결혼은

폭풍 하늘의 무지개'!

이건 詩인가? 산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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