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내버스 노조 조합원들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하면서 버스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국의 200여 지역에서 버스파업 찬반 투표를 시행한 결과, 모두 90% 이상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한 상태이다. 버스대란을 막기 위해 홍남기 부총리도 직접 나섰다. 일부 지역은 투표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다른 지역들의 결과에 비추어 보면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소속 9개 지역 대표들이 15일 총파업을 선언했다.

파업의 주된 이유는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 적용으로 업무 강도와 업무 시간에 대비해서 급료가 적은 것이다. 자동차노련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인력충원과 임금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주 52시간제 근무제가 시행되면 버스기사는 월 60만~110만 원의 임금이 줄어든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반면에 국토교통부는 이번 파업을 주 52시간제와 별개의 임금 인상 투쟁으로 보고 있다. 파업이 예고된 업체 대부분은 준공영제나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광역버스에 한해 재정지원을 검토하겠다는 견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들의 주장은 다르다. 경기도의 경우 버스업계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일정 부분 세금을 지원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국토부는 버스요금 현실화를 대책으로 제시하지만, 지자체들은 요금 인상에는 소극적이다. 정부가 시내버스를 포함한 모든 버스에 예산 지원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1일2교대제 도입을 위해 최대 1만 5000명의 버스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버스업체 노사에 맡겨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들도 노동조합에 힘을 실어 주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발을 묶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노사와 지자체, 정부가 파업을 방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 버스 노사는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현재 국토부와 지자체 간에 이견이 있는 상황에서 홍 부총리가 노조를 직접 만나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버스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사업체 간의 현실적인 고통분담이 절실한 때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