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예정지에 멸종위기종 서식
시, 이격거리 확보 등 방안 모색
환경단체, 토론회 등 요구 방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일대는 예부터 맑고 깨끗한 바다, 리아스식 해안 특유의 아름다운 해안 절경 등이 어우러져 산업화한 도시 환경에 지친 시민들 가까이에 자리한 자연 휴식처로 각광을 받았다.

그런 만큼 개발과 보존 논리가 첨예한 지역이기도 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십분 활용해 관광·여가·레포츠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는 개발 논리와 근대 이후 지속적으로 도시화·산업화에 내몰린 마산 내 조용한 자연 휴식처로서 그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보존 논리가 충돌했다. 특히 산업화 이후 오염이 극심해진 마산만 내에서도 깨끗한 수질을 지켜온 만큼 이곳마저 개발로 망가뜨려선 안 된다는 지역사회 목소리가 컸다.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 본격화는 이 같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2017년 8월 창원시와 삼정기업 컨소시엄 간 실시 협약 체결을 앞두고 이 사업예정지 일대 해양 생물 서식 현황 조사를 했다. 이때 멸종위기종인 '갯게'와 '기수갈고둥' 서식지가 발견됐다. 창원시, 삼정기업 컨소시엄과 함께한 조사에서도 법정 보호종인 거머리말, 포기거머리말, 잘피, 갯게, 기수갈고둥 등 해양생물 69종도 함께 조사됐다.

이들은 이에 2013년 사전 환경영향평가 부실을 지적함과 동시에 해당 사업 중 골프장 건설, 숙박시설 면적 확대 등이 잘 보존돼 온 구산면 일대 산림과 해안선, 바다를 파괴한다는 점을 들어 전면 재검토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구산해양관광단지 하수가 덕동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된다고 지적하면서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오염 부하량을 높일 수 있다고도 우려하고 있다.

▲ 마산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 예정지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저도연륙교 인근 전경.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창원시는 민간사업자가 제출한 조성계획 변경안을 토대로 창원물생명시민연대와 협의에 나서는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해안 이격 거리 확보와 잘피 등 해양생물 보호종 서식지 보존을 함께 논의하고, 숙박 시설 면적 문제는 사업 추진 과정에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한 다음 접점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반면,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창원시의회-환경단체-창원시 간 토론회 등으로 좀 더 폭넓고 깊이 있는 논의 진행을 요구할 방침이다.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 관련 논란 근저에는 민간사업자인 삼정기업 컨소시엄을 향한 의구심도 자리하고 있다. 삼정기업의 높은 부채 비율, 사업 주된 내용이 골프장 등과 연계한 숙박 시설 운영인 점에 비춰 과도한 이익 보장에 따른 특혜 아니냐는 눈초리다.

창원시와 삼정기업은 이 같은 시선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삼정기업이 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로 기업신용도 평가 등급이 높은 점, 실시 협약 내 사업장기화를 막을 수 있는 조항이 있는 점을 들고 있다. 삼정기업이 예정된 사업을 일정 수준 이행하지 않을 시 직권으로 협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종현 삼정기업 이사도 "골프장 설계와 건축물 디자인 등을 세계 유수 업체에 맡기는 등 구산해양관광단지를 정말 국내 최정상급 명품 체류형 휴양지로 만들고자 온 임직원이 사활을 걸고 있다"며 "건립 과정에 지역 건설 업체 참여 비율을 높이고, 조성 완료 후 지역 인재 채용 확대 등 창원시민과 상생할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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