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창원서 열려 3만 명 방문
"대기줄 길어 시간부족 아쉬워"

경남 청소년이 진로를 탐색하고 직업을 체험하는 '2019 경남진로직업체험박람회'가 다양성과 전문성이 돋보인다는 호평을 받았다.

경남도교육청은 '꿈, 꽃이 피다' 주제로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진로직업체험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번 박람회에 3만여 명 학생·교사·학부모가 다녀갔다. 도교육청은 진로·직업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체험에 방점을 둔 7개 분야 체험관, 46개 기관 159개 부스를 운영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박람회 기간을 하루 연장하고,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참여 기관을 늘렸다.

경남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진로상담관에서 적성검사와 1 대 1 맞춤형 상담을 한 통영 동원중 박준하(1학년) 군은 "적성 검사에서 대인관계능력·봉사정신이 특징인 S 유형(social·사회형)이 나왔고 상담 선생님이 관련 체험부스를 안내해줘 찾아다녔다. 자유학년제를 운영 중이어서 학교에서 운동·요가·공예 등 다양한 체험을 하지만 내 흥미와 상관없는 활동도 있다. 박람회는 관심 있는 곳을 찾아 직업을 갖기까지 과정을 자세히 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특히 경남경찰청 과학수사계의 과학수사, 특수전사령부의 낙하산 착용, 경남PR솔루션 1인 방송·크리에이터 방송, 경남도민일보의 기자 체험 부스를 많이 찾았다.

양산 남부고 김근영(1학년) 양은 "막연히 기자라는 직업을 고민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취재하고 쓰는지 몰랐는데 궁금증을 해소했다. 편집·영상 기자 등 다양한 분야가 있는지도 알게 됐다"며 "기자 체험 후 편집 기자에 큰 관심을 두게 됐다"고 했다.

미래체험관에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3m 크기 로봇이 체험장을 돌아다니며 로드쇼를 벌였고 학생들은 로봇 탑승, 가상현실(VR) 지도 만들기, 신체구조를 증강 현실(AR)로 확인하기 등을 체험했다.

남해 제일고 이수호(2학년) 군은 "지금까지 주변에서 접한 직업은 선생님 정도다. 도시지역 접근성이 떨어지는 남해에서 진로·직업 체험 기회는 없다. 사회교육학과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데 박람회를 통해 진로 다양성을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공간·부스·일정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사흘간 평균 1회 1~30명 참여, 1회 5~30분이 걸려 학생들은 대체로 긴 줄에 체험시간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 군은 "지난해에도 박람회장을 찾았지만 공간은 좁고 사람이 많아 여러 가지를 체험하지 못했는데, 올해도 줄이 너무 길어 체험을 많이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다양성·전문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도 있었다. 김해 수남초교 4·6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교에 가정체험학습을 신청하고 행사장을 찾았다. 학부모는 "사설 직업체험 기관은 유치원 수준에 맞춰져 있다면, 이곳은 드물게 중학생 이상 청소년의 진로 고민에 맞춰 기획된 듯하다. 6학년 딸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창원교육지원청 학생상담봉사자 오계순(52) 씨는 "상담봉사자 모임에서 진로팀 활동을 하고 있어 찾았다. 몇 년 전만 해도 진로박람회는 프로그램과 활동을 소개하는 정보 전달에 그쳤다. 이번 박람회는 진짜 승무원·경찰·기자가 직업을 설명하고 체험할 수 있게 해줘 청소년 반응이 정말 좋다"고 했다. 동영상·사진 촬영을 하던 오 씨는 "영화관에서만 접할 수 있는 증강 현실(AR)이 실제 미래 생활에서 얼마나 다양하게 활용되는지 확인 가능한 미래체험관은 특히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진로를 정한 청소년에게 박람회는 꿈에 다가가는 디딤돌이었다. 창원 마산제일여고 노경빈(1학년) 양은 "경찰이나 간호군인을 꿈꾸고 있다. 나이팅게일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유도학원을 알아보는 등 꿈에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해군·육군 체험부스를 찾아 공부 과정, 체력테스트, 경쟁률, 실제 생활 등을 묻고 확인하면서 꿈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박종훈 도교육감은 "학생·학부모·도민이 다양한 진로 탐색과 미래 직업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성황리에 마친 박람회 결과를 분석해 앞으로 진로 교육은 다양성 확대와 미래 지향성 추구, 진로 탄력성 회복으로 방향을 정하고 더욱 내실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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