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서 〈함안총쇄록〉 발췌
1892년 기록·암벽 글자 주목
전문가 "무형유산적 가치 커"

함안 낙화놀이가 다른 지역 불꽃놀이와 달리 <함안총쇄록>이라는 문헌 기록에 구체적으로 남아 있어 역사성을 입증했다.

(사)한국민속학회가 주관한 함안 낙화놀이 학술대회가 지난 10일 함안면사무소에서 조근제 함안군수를 비롯해 주민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학술대회는 국내 전통 불꽃놀이 중 전국 최초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함안 낙화놀이의 전승 특징과 무형유산적 가치를 규명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함안 낙화놀이 유래에 대한 문헌상 기록을 입증하는 성과를 보였다.

19세기 말 오횡묵 함안군수가 쓴 <함안총쇄록>에 '1892년 초파일 날 자이선(함안면 비봉산 자락·현 게이트볼장)에서 아전 무리들이 별도로 낙화 수백 개를 만들어 나무 머리와 암벽 등에 달아 놓고 낙화의 아름다움을 즐겼다'는 기록을 찾고, 자이선 위치와 암벽에 새겨진 글자를 확인해 주목받았다.

정형호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은 "함안 낙화놀이는 <함안총쇄록>의 기록이 남아 있어 최소 130년 역사를 지니며 매년 사월초파일의 연행시기를 바꾸지 않고 유지하고 있는 점,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중단되기도 했지만, 괴항마을 청년회에 의해 복원돼 현재에 이르는 점 등을 볼 때 전승의 지속성과 전승의지가 강하고 전승주체의 공동체 의식과 자발적 참여의식이 강해 무형유산적 가치가 빛난다"고 강조했다.

▲ 제28회 함안낙화놀이가 12일 함안군 함안면 무진정 일원에서 열렸다. 숯가루와 한지를 꼬아 만든 수천개의 낙화봉에서 불이 떨어지며 불꽃비가 내리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함안낙화놀이는 매년 사월 초파일 치러지는 함안의 독특한 행사다. /김구연 기자 sajin@

특히 낙화봉에 유황이나 쑥·사금파리 등 불꽃의 발화력을 높이는 첨가물을 넣지 않고 순수하게 참나무 숯만을 고집하며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점, 낙화놀이 연행이 일제 강점기를 제외하고 지속적인 전승이 이루어지는 점과 함께 무진정 연못 가운데 영송루를 중심으로 방사선 형태의 특이한 배열 구조로 줄을 거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지녀 무형유산적 가치를 더한다고 덧붙였다.

조근제 함안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함안 낙화놀이만이 지닌 대표성과 위상을 문헌조사와 고증, 토론 등으로 철저히 규명함으로써 국가문화재 지정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군수는 이어 "전통 방식을 전승해 지역의 대표 문화축제로 승화시킨 함안 낙화놀이가 전국 최고 문화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군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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