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이몽>이 4일부터 방송되고 있다. 밀양 출신 항일투사 김원봉(1898~?) 선생이 주인공이다. 선생은 타협 없는 무장투쟁에 목숨을 걸었다. 단장(의백)과 대장을 맡았던 의열단(1919~35)과 조선의용대(1938~42)는 물론이고 부사령으로 활동했던 대한민국임시정부 광복군(1942~45)도 마찬가지였다. 일제가 선생의 목에 현상금을 가장 많이 걸었다는 얘기는 그냥 생긴 것이 아니었다. 선생은 누구나 인정하는 위대한 항일투사지만 곧바로 남과 북 모두에서 외면받는 존재가 되었다. 1948년 4월 남북협상을 위해 북한에 갔다가 그대로 남는 바람에 남쪽에서 잊힌 인물이 되었고 1958년에는 북쪽에서도 숙청을 당하면서 사라진 인물이 되었다.

자유한국당은 선생을 적대시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공산당 활동을 하고 48년에 월북을 해서 북한 노동상을 지낸 뼛속까지 빨갱이"라 했고 조경태 최고위원은 "6·25전쟁의 공로를 인정받아 북한 정부 훈장까지 받았고 북한 정권 수립의 핵심이며, 휴전 이후에는 남파간첩단의 훈련·지휘를 맡았다는 기록도 있다"고 했다. 역사학계에서는 선생이 공산주의자가 아니고 이북에 남은 것도 친일 경찰의 핍박과 암살 위험 등 때문이지 자발적 선택으로 보지 않는다고 한다. 북한 정권 수립 기여는 결과적으로 그리되었지만 조선노동당 당적을 끝까지 갖지 않았으며 군사 관련 공직은 맡은 적이 없다고 한다.

김원봉 선생은 가장 매력적인 역사인물 가운데 한 분으로 꼽힌다. 영화 <암살>에서 "나, 밀양 사람 김원봉이오" 대사 하나로 대중의 관심을 단박에 사로잡은 것이 방증이다. 10~30대에서는 더욱 그렇게 받아들여진다고 한다. 위대한 업적이 불행한 최후로 반전되면서 선생의 매력은 더욱 커졌다.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위인이라도 꽃길을 걷지 못하고 비운에 스러져갔을 때 더 동정하고 공감한다. 자유한국당이 한심하다면 그것은 거짓 주장이라서가 아니라 젊은 세대를 적으로 돌리기 때문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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