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사는 66세 이문순 씨 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

"100세 시대잖아요. 이제 대학에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려고요."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4월 13일 진행한 2019년도 제1회 초·중·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합격자를 9일 발표했다. 이번 검정고시에서 51명이 초등학교, 230명이 중학교, 727명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다.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은 이 중 이문순(66·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씨도 있었다. 이 씨는 지난해 중학교 졸업장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고교 과정까지 마쳤다. 이 씨는 창원시가 운영하는 향토학교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해왔다. 집에서는 며느리로부터 수학, 남편으로부터 영어와 과학을 배웠다.

▲ 경남도교육청이 발표한 검정고시 합격자 명단에 포함된 66세 이문순 씨. /박종완 기자

이 씨는 "공부에 대한 한이 있었던 터라 검정고시를 준비하게 됐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려니 수학과 영어가 무척이나 어려웠다. 며느리가 동영상 강의 등도 보여주면서 열성적으로 수학을 가르쳐줬다"며 "향토학교는 배울 수 있는 즐거움을 알려줬다. 검정고시를 합격하기까지 응원해주고 격려해준 사람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교과서와 문제집의 작은 글자 때문에 힘들었다고 했다. 60대인 이 씨가 보기에 불편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공부를 하면서 즐거움을 얻었다고 했다. 특히 6살 난 손자에게 할머니도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행복이라고 했다.

이 씨는 고등학교 졸업장에서 그치지 않고 대학 졸업과 함께 펼쳐질 70대의 새로운 삶도 짜고 있다.

이 씨는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을 요즘 실감하고 있다. 내년에는 창원대 항노화헬스케어학과 입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처음에 검정고시를 반대했던 남편도 지금은 내 꿈을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항노화학과는 지금 내 나이와 적성에 맞을 것 같다. 고령사회에 어르신들의 건강 돌보미로 살아보는 것도 멋진 인생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종완 기자 pjw86@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