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같은, '허울 좋은 하눌타리' 같은 어린이헌장이나 생색내듯 만들어 놓고서, 아니 사실상 내팽개쳐 놓고서 어린이 그 새싹들을 제맘대로 죽이는 끔찍한 살인 사건이 식은 죽 먹듯 이어지는 나라! 이게 어린이헌장 속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니고…'의 그 나라인가?

이런 비탄과 울분을 토로하다 속이 터져 베란다로 나와 앉아 새벽 2시 어둠을 응시하던 이 팔십 늙은이는 우울의 늪으로 자꾸 빠지며 신문의 이런 구절을 떠올려 되뇌었습니다. '어린이날인 5일 경기 시흥에서는 30대 부부가 두 살과 네 살 자녀와 함께 자동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빚이 원수? 부모가 원수?

'어린이는 해로운 사회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되어야 한다'? 헌장이 있으면 뭣하리. 설사 '부모에게 자녀와 함께 죽을 권리는 없다'는 조항이 있다 한들 그게 지켜지기나 할 나라인가? 수치여, 지구촌 웃음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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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늙은이의 베란다 기도!

"신이시여, '동반'의 미명으로

어린것들의 생명을 빼앗는

패륜 부모를 없게 하소서.

그 '동반'

못 막으실 때엔 대신

이 늙은이 생명 취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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