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생태환경연구소, 달랏시 도랑 살리기 협력

하천과 도랑 오염이 심각한 베트남 달랏시가 창원시 노하우를 전수해 도랑 살리기에 나선다.

한국생태환경연구소는 8일 오전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도랑·하천 살리기 국제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응우엔 반선 베트남 달랏시 부시장을 비롯한 경제국장·국제교류과장 등이 참석해 기술 교류를 통한 물 문제 극복과 국민 건강권 회복을 하겠다고 밝혔다. 달랏시는 호찌민시에서 북동쪽으로 300㎞가량 떨어진 곳에 있으며, 한 해 약 550만 명(내국인 95%) 관광객이 찾는 휴양 도시다.

▲ 반선(가운데) 베트남 달랏시 부시장이 8일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열린 도랑·하천 살리기 국제 워크숍에서 달랏시 수질 개선 방향을 문의하고 있다. /박종완 기자

이상용 생태환경연구소장은 달랏시 호탄트지역 오염 실태를 지적하며, '물 문제 악순환'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호탄트지역은 비닐하우스에서 채소와 꽃을 많이 재배하는데, 농민들이 오염된 물을 사용해 농작물을 키우다 보니 자연스레 농약을 많이 사용한다.

이 소장은 "오염된 물을 사용해 농작물을 키우니 벌레가 많이 발생하는 구조다. 병충해를 줄이려 농약을 많이 쓰는데 이 농약 성분이 다시 물로 스며들고 있다"면서 "물을 살리는 것은 도랑으로부터 시작한다. 호탄트지역 하류에 있는 저수지 물은 많은 오염원을 포함했다. 특히 생활쓰레기를 태우면서 발생한 오염원이 물에 스며들면서 물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게 달랏시의 현주소"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소장은 도랑 살리기에서 주민참여를 이끄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왜 도랑이 중요한지를 주민 스스로가 알게 되면 자연스레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면서 "10여 년간 환경생태연구소가 축적한 노하우를 베트남에 전수하고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물 개선 사업을 이끄는 중요한 위치에 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연옥 창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팀장은 주민교육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 팀장은 "주민교육 후에 하천이나 도랑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체험학습을 진행하면서 성과를 냈다"며 "특히 주민설명회는 도랑 살리기 필요성을 공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인식 증진을 위해서라도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달랏시도 주민 인식 변화를 중점적으로 도랑 살리기 사업을 기획하겠다고 밝혔다. 반선 부시장은 "베트남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선결 과제는 쓰레기 문제다. 가정용 쓰레기가 아무렇지 않게 버려지기도 하고, 생활하수도 그냥 버려진다. 산업폐기물이나 오폐수도 방류를 하면서 도랑이나 하천 오염이 심각해진 상황"이라며 "창원에서 확인하고 배운 내용만 잘 이행한다면 물 문제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될 것으로 본다. 달랏시도 지난해부터 도랑 개선 운동을 하고 있는데 좀 더 구체적인 방법 등을 알려주면 선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이날 베트남 달랏시와 환경·농업·생태 관광 우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 주요 내용은 △달랏시 수질환경 개선 기술자문 지원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에 필요한 우호 증진과 국제교류 활성화 △환경·농업·생태관광 등 다양한 분야 교류협력 등이다. 이번 양해각서는 한국생태환경연구소가 세계자연기금(WWF) 지원을 받아 달랏시 도랑 살리기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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