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물류 플랫폼 어플 개발…기사들 웃을 때 힘나죠
대금회수 30일→7일 소요 '단축'

창원에서 화물차 운전을 하는 기사 ㄱ 씨는 최근 '카고뱅크'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했다.

그동안 화물 기사가 운송대금을 받으려면 대개 한 달에서 최대 3개월이 넘게 걸렸다. 하지만, ㄱ 씨가 가입한 카고뱅크에서는 운송료 결제를 7일 이내로 단축해 기사에게 대금을 자동 입금해준다.

비뚤어진 화물 물류 시장을 바로잡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안고 카고뱅크를 설립한 이노디아핀테크솔루션즈㈜ 정인태(46) 대표를 7일 만났다.

▲ 정인태 이노디아핀테크솔루션즈 대표는 경남화물주선협회 경험을 바탕으로 IT업체를 만들었다. /이노디아핀테크솔루션즈

정 대표는 운송 계약을 중개·대리하는 경남화물주선협회에서 3년가량 근무한 이력이 있다. 당시 화주, 주선사업자, 차주 간의 의견 출동 등 화물 운송시장의 불합리성을 직접 목격한 정 대표는 새로운 사업에 매진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 12월 부산시에서 주최한 제2회 핀테크(금융+IT기술)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이듬해인 2018년 2월 이노디아핀테크솔루션즈㈜를 설립했다.

정 대표는 "화물 기사분들이 결제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화물 운송시장의 문제점을 한 번에 해결할 방법으로 평균 한 달 넘게 걸리는 운송료 결제 기간을 7일 이내로 줄인 획기적인 서비스인 카고뱅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화물차 기사는 운송을 마친 후 화주(업체) 또는 주선사업자에게 운송료를 받는 기간이 평균 30일에서 많게는 90일이 걸렸다. 하지만, 카고뱅크는 운송료를 7일 이내에 차주에게 선지급하고, 이후 화주에게 대금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 카고뱅프 홈 화면. /이노디아핀테크솔루션즈

또한, 운송료 청구 방식도 확 바꿨다. 기존에는 종이 인수증과 세금 계산서를 발행해 등기우편으로 보냈지만, 카고뱅크를 이용하면 전자인수증으로 서명하고, 세금계산서도 전자문서로 간편하게 발급받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실시간 위치 확인도 가능해 화주가 보낸 물건이 어디쯤 배송되고 있는지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1인 기업으로 시작한 이노디아핀테크솔루션즈는 정 대표를 포함해 현재 9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지난해 8월 카고뱅크를 상표 출원했고, 올해 3월에는 우리은행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인 디노랩(위비핀테크랩 4기)에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육상 운송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으로 65조 원에 달하며, 전국적으로 약 39만 명의 화물기사가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남의 화물 기사 수는 약 3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2일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카고뱅크는 큰 홍보 없이도 120여 명의 화물 기사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 2017년 제2회 핀테크 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을 받은 정인태(가운데) 대표. /이노디아핀테크솔루션즈

정 대표는 "우선 약 10만 명의 화물기사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내는 월 2만 원의 회비로 20억 원을 적립하면 운송료를 선지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카고뱅크에서는 화물정보와 배차정보, 정산 등의 업무만 가능하지만 앞으로 인공지능 배차, 음성지원, 화물차 라운지 알림 등 추가적인 기능도 보완해나갈 예정이다.

카고뱅크는 연령대가 높은 화물 기사 특성을 반영해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구글 안드로이드 앱 마켓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정 대표는 "카고뱅크 어플 서비스가 화물운송 대금을 늦게 받거나 못 받는 차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1인 기업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이지만 앞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IT 기업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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